애널리스트들은 예상보다 감산 규모가 크다며 반도체 업계에는 의미있는 변화가 시작됐다며 '하루짜리 호재'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반도체株들의 강세는 엘피다의 감산 소식 때문이었다. 이날 개장 직후 일본 엘피다가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왔고 엘피다는 이날 실적 발표와 함께 감산 계획을 공식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감산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고 밝혔다. 감산 소식이 전해진 후 시장이 예상한 규모는 약 10% 정도 감산이었지만 실제 발표는 26%에 달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웨이퍼 6만장이면 대만 업체로 치면 라인 하나를 통째로 세우는 것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공급이 감소하는 만큼 D램 가격의 하락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엘피다의 감산이 갖는 산업적 의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엘피다의 감산은 현재의 D램 가격으로는 생산해서 팔아봐야 손해라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PC업체들에게 더 이상의 가격 하락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시그널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주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엘피다가 감산에 나선다는 것은 더 이상 D램 가격 하락을 받아 들일 수 없다는 것이고 이는 산업의 바닥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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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에게는 호재라고 밝혔다.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아직 수익성이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어 경쟁사들과의 차별성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분기 D램 가격 급락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전분기에 비해 1%p 하락하는데 그치며 31%를 기록했고 삼성전자도 32.1%의 이익률을 보였다. 반면 엘피다의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26%에서 이번 분기 15%로 크게 떨어졌다. 이 연구원은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차별성에 대해 더욱 확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과거 LCD업계가 감산할 때를 생각해 보면 수요는 그대로이고 감산 효과만으로 주가가 25% 상승했었다"며 "엘피다 감산 효과가 하루짜리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