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그랜저는 차별화된 출시행사와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 (정의선 부회장)
오는 12월로 예정됐던 현대자동차 (241,000원 ▼8,000 -3.21%)의 야심작 신형 그랜저(프로젝트명HG) 출시가 내년 1월로 연기된다. 정몽구 회장의 ‘철저한 초기품질 확보’ 지시에다 정의선 부회장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차별화된 마케팅’ 주문이 내려진 때문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 1호차 양산 시점이 12월1일에서 15일로 늦춰졌다”며 “출시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년 1월10~15일 사이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형 그랜저의 본격적인 출고는 1월 말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정 회장은 최근에도 G20 서울 정상회의에 제공되는 의전차량의 품질을 직접 점검하며 품질 영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 역시 최근 "판매를 위해서는 그랜저가 빨리나오는 게 좋겠지만 완벽한 품질 없이 신차를 내놓지 않는다는 게 현대차의 방침"이라고 말한 것도 출시 연기를 염두에 둔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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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의 당찬 욕심도 신형 그랜저 출시를 늦춘 요인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국내 마케팅팀과 상품기획팀 등 관련 부서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출시 행사와 시승회를 주문했다. 신형 그랜저가 세계적인 명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만큼 그에 걸맞는 행사를 기획하라는 지시인 셈이다.
특히 그랜저는 '유연한 역동성'을 의미하는 현대차의 새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를 반영한 첫 대형세단이어서 현대차에겐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제네시스로 시작한 브랜드 고급화 전략이 에쿠스를 거쳐 그랜저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마케팅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다.
이에 따라 해당 팀에서는 서울 소재 특급호텔뿐 아니라 숨겨진 비경을 찾기 위해 전국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또 신차출시 후 언론과 고객 대상 시승회를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진행하는 방법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 출시를 늦출 수 있었던 것은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의 선전 때문이다.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는 지난달 내수 판매 1·2위를 차지하며 다소 부진했던 현대차 판매실적을 수직 상승시켰다. 서둘러 신모델을 내놓을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HG)가 위장막을 씌운채 주행테스트를 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