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형 그랜저(HG)출시 내년 1월로 연기

머니투데이 서명훈, 김보형 기자 2010.11.05 05:35
글자크기

정몽구 회장 '완벽한 품질'+정의선 부회장 '차별화된 마케팅' 주문

"초기 품질이 완벽하지 않으면 새 그랜저를 내놓지 말라." (정몽구 회장)
"새 그랜저는 차별화된 출시행사와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 (정의선 부회장)

오는 12월로 예정됐던 현대자동차 (241,000원 ▼8,000 -3.21%)의 야심작 신형 그랜저(프로젝트명HG) 출시가 내년 1월로 연기된다. 정몽구 회장의 ‘철저한 초기품질 확보’ 지시에다 정의선 부회장의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차별화된 마케팅’ 주문이 내려진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12월 1일로 잡혀있던 신형 그랜저 양산1호차 생산시점을 12월 15일로 연기했다. 보다 철저한 초기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신차 발표회도 내년 1월 10일~15일 사이에 열기로 잠정 결정했다. 통상 최종 점검과 출시 행사를 위해서는 수백 대 이상의 차가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도 연내 출시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 1호차 양산 시점이 12월1일에서 15일로 늦춰졌다”며 “출시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내년 1월10~15일 사이로 잠정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신형 그랜저의 본격적인 출고는 1월 말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이처럼 신형 그랜저 출시가 늦어진 가장 큰 이유는 정 회장은 품질 확보 지시 때문이란 후문이다. 정 회장은 2001년부터 모든 신차에 대해 출시 전에 5~6단계에 걸친 신차품질 검사를 별도로 실시하도록 지시했다. 특히 신차의 경우 양재동 본사 1층 회의실에서 차량을 직접 갖다놓고 품질 평가회의를 주재한다. 예전에는 시험차가 1~2대면 충분했지만 현재는 5~6대 이상의 시험차를 제작해 품질 평가를 받는다.

정 회장은 최근에도 G20 서울 정상회의에 제공되는 의전차량의 품질을 직접 점검하며 품질 영영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 역시 최근 "판매를 위해서는 그랜저가 빨리나오는 게 좋겠지만 완벽한 품질 없이 신차를 내놓지 않는다는 게 현대차의 방침"이라고 말한 것도 출시 연기를 염두에 둔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부회장의 당찬 욕심도 신형 그랜저 출시를 늦춘 요인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국내 마케팅팀과 상품기획팀 등 관련 부서에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출시 행사와 시승회를 주문했다. 신형 그랜저가 세계적인 명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만큼 그에 걸맞는 행사를 기획하라는 지시인 셈이다.

특히 그랜저는 '유연한 역동성'을 의미하는 현대차의 새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를 반영한 첫 대형세단이어서 현대차에겐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제네시스로 시작한 브랜드 고급화 전략이 에쿠스를 거쳐 그랜저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차별화된 마케팅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다.

이에 따라 해당 팀에서는 서울 소재 특급호텔뿐 아니라 숨겨진 비경을 찾기 위해 전국을 샅샅이 뒤지고 있다. 또 신차출시 후 언론과 고객 대상 시승회를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진행하는 방법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신형 그랜저 출시를 늦출 수 있었던 것은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의 선전 때문이다. 신형 아반떼와 쏘나타는 지난달 내수 판매 1·2위를 차지하며 다소 부진했던 현대차 판매실적을 수직 상승시켰다. 서둘러 신모델을 내놓을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HG)가 위장막을 씌운채 주행테스트를 하는 모습 ↑현대차 신형 그랜저(HG)가 위장막을 씌운채 주행테스트를 하는 모습


신형 그랜저는 배기량 2400cc와 3000cc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될 예정이며 모두 고성능 직분사(GDi) 엔진을 탑재된다. 이후 미국 시장 등을 겨냥한 3300cc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주력인 3000cc GDi의 경우 최대출력이 270~280마력 수준으로 국산 경쟁차는 물론 수입 프리미엄 세단보다도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또 차선이탈방지시스템과 자동주차시스템 등 다양한 편의사양이 장착돼 전세계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현대차 차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