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LH 도시형생활주택 실보다 득?

더벨 윤아영 기자 2010.11.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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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건설사 타격 우려 속 '공사비 감소 + 홍보효과' 기대도

더벨|이 기사는 11월03일(10:1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LH의 소형주택 시장 진출을 놓고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와 시장확대 등의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것이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LH는 지난달 28일 1~2인 가구의 직주근접 생활이 가능한 도시형 스튜디오 주택을 고안해 저작권 등록을 했다. LH 주택디자인처 황광범 부장은 “올해 1인 가구가 작년에 비해 43% 증가했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1~2인 가구를 위한 주택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LH의 도시형 생활주택 시장 진출로 민간 건설사들이 타격을 입을 거라고 보고 있다.



최근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의 소형주택으로 주택 공급 계획을 바꿨다. 아직 미분양이 많은 아파트보다 실거주자와 투자자를 중심으로 소형주택의 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형주택의 공급이 증가하면서 건설사끼리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LH가 도시형 생활주택을 개발하면 보금자리 주택의 인기로 건설사의 아파트 시장이 위축된 것처럼 건설사에게 손해가 될 거라고 우려하고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추진하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LH에서 하면 민간 건설사의 수요가 그쪽으로 가기 때문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LH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상품을 개발하려고 하는지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LH가 도시형 생활주택을 개발하면서 공사비 절감 기준을 제시해 줄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기존 아파트의 기준으로 건설자재의 가격을 책정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에 비해 규모가 작은 도시형 생활주택의 공사비 단가가 커졌다.

소형주택이라 분양가를 높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사비 원가가 크자 건설사의 수익률이 낮아졌다. LH에서 아파트와 다른 소형주택 가격 기준으로 건설자재들을 공급받는다면 건설사들도 이 기준에 따라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

LH의 사업 추진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 거라는 기대도 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관심은 있지만 아직까지는 도시형 생활주택에 대한 인식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라며 “LH가 소형주택을 추진한다는 것만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LH는 기존 도시형 생활주택 수요를 나눠가지는 게 아니라 건설사들이 하지 않는 틈새 영역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황 부장은 “우리는 민간 건설사들이 개발하기 어려운 부지를 개발한다”며 “우리가 소형주택을 개발하면 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LH는 기존에 추진하던 매입 임대사업을 도시형 생활주택과 연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반지하층이 있는 다세대 다가구 주택의 경우엔 그대로 리모델링하기는 어렵지만, 부지를 좀 더 확충하면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개발할 수 있다. 또한 민간이 개발할 수 없는 국공유지나 군부대 부지도 LH가 나서서 주택을 지을 수 있다.

LH는 내년 상반기 중에 기존에 매입한 다가구 주택 부지 중 선정을 해서 개발에 들어갈 계획이다. 일반 택지지구에 보금자리 주택으로 공급하거나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을 결합한 형태, 아파트와 결합한 형태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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