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목회회원들, 행안위의원 홈피에 '감사'글 도배

머니투데이 뉴시스 2010.11.0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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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청원경찰친목회(청목회) 회원들이 지난해 12월을 전후해 당시 청원경찰법 개정 주무 상임위원회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홈페이지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대량의 글을 올렸던 것으로 4일 드러났다.

청원경찰법 개정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복수의 행안위 의원들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청원경찰'이라고 입력하자 각각의 홈페이지에서 수백 개의 감사 글이 검색됐다.



감사글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집중적으로 쓰여 있었다.

통상 국회의원의 홈페이지를 통해 민원이 해결돼 감사하다는 내용의 글은 종종 확인할 수 있으나 짧은 기간 동안 조직적으로 글이 올라왔다는 점에서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 '입법로비' 의혹과의 연관성이 주목된다.



청목회로부터 5000만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의 C의원 홈페이지의 경우 모두 680건의 글이 검색됐다. 2005년 4월25일부터 글이 올라오기 시작했으나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개정안이 통과돼 감사하다는 내용의 글이 많았다.

청원경찰법 개정안은 지난해 12월15일 행안위를 통과해 같은 달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전시유성구'라고 닉네임을 쓴 작성자는 "의원님 사랑해요. 너무 사랑합니다. 저희 청원경찰의 등불이신 의원님 올해 너무너무 고생하셨고 내년에는 하시는 일 잘되길 빌겠습니다. 건강하세요"라고 지난해 12월30일 글을 올렸다.


C의원의 자유게시판에는 같은 해 12월17일에 홈페이지 관리자가 쓴 글도 있었다.

'햇살지기'라는 닉네임의 홈페이지 관리자는 "지난 4월에 발의한 법안이기에 앞서 많은 법안이 올라와있지만 2009년 9월부터 계속해서 순번을 당겨 목표한대로 올해 안에 행안위를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의 열과 성의가 있었고, 내일처럼 노력한 결과일 것입니다"라고 했다.

같은 달 29일 자유선진당의 L의원의 홈피에는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 청원경찰들은 의원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든 필요하실 때 저희가 달려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새해 소원성취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으로 청목회 충남회장이라는 이 모 씨가 글을 작성했다.

이에 L의원은 다음날 댓글을 달았다. "모든 것이 청원경찰(청목회)님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라고 썼다.

한나라당 J의원 홈페이지에는 "그동안 의정활동으로 바쁘신 중에도 저희1만여 청원경찰의 일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의원님의 도움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네요. 항상 건강 챙기시고 의원님의 무궁한 발전을 빌겠습니다"라는 감사 글이 있었다.

민주당의 K의원의 자유게시판에는 267건의 청원경찰 관련 글이 적혀있었다. 대부분의 글은 청원경찰법 개정안이 통과돼 감사한다는 내용이었다.

게시판에는 "의원님 따따봉입니다","변함없는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시기에도 변함없이 우리 1만여 청원경찰의 대변자가 되어주어 감사드립니다"라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한나라당 L의원 자유게시판에도 105건의 관련 글이 확인됐다. 마찬가지로 청원경찰로 보이는 이들이 올린 글의 대부분은 "감사하고 고맙다"는 내용이었다.

이들 행안위 소속 의원들의 홈페이지에는 지난달 28일 구속된 청목회 처우개선 추진단장 김영철씨의 글도 있었다.

김 단장은 서울시 청목회 회장직도 맡고 있었다.

김 단장은 "저희들에게 무한한 은혜를 주신 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특히 서울에 있는 회원들이 의원님께 보은을 할 차례라 말씀드리고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리지 않는 우리가 되도록 마음에 뜻을 함께 하였습니다. 의원님이 있어 행복했습니다. 다시 한 번 의원님의 은혜에 고맙고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으로 복수의 의원들 홈페이지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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