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공화, 하원 장악..여소야대 시작됐다(종합)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0.11.0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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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실시된 중간선거는 예상대로 공화당의 압승으로 판가름 났다.

공화당은 하원에서 의석수를 60석 이상 늘리며 무난히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이 공화당에게 하원 다수당의 지위를 내준 것은 2006년 이후 처음이다.

7명 이상의 주지사를 추가 배출하며 주지사수에서도 민주당에 앞서게 됐다.



상원에선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의석수를 6석 이상 확대하며 민주당의 턱밑까지 추격해왔다.

상원 과반 방언에는 성공했지만 사상 최악으로 기록될 만한 참패다. 특히 하원을 공화당에 내주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앞으로 2년여 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보다 보수화된 의회와 갈등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실망감과 더딘 경기 회복에 대한 절망감이 선거 결과로 직결됐다. 구제금융뿐 아니라 의료보험 등 개혁정책에 대한 반감도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을 더욱 어려운 처지에 밀어넣었다.

◇ 본선서도 티파티 돌풍

예비선거에서 시작된 강경 보수주의 유권자 운동단체 티파티의 돌풍은 본 무대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플로리다, 켄터키, 유타, 위스콘신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티파티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마르코 루비오는 티파티 후보로 나서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루비오 후보는 한때 공화당 대선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찰리 크리스트 후보, 민주당 켄드릭 믹 후보와의 3파전에서 승리하면서 공화당 차기 주자로까지 주가를 끌어올렸다. 반면 크리스트 후보는 예비선거에서 티파티 돌풍에 밀린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재기를 노렸지만 끝내 고배를 마시면서 정치 인생에 큰 위기를 맞게 됐다.

켄터키주에선 티파티 후보로 나선 랜드 폴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선 티파티 후보들을 지원해온 티파티의 리더격인 현역 의원 짐 드민트가 각각 승리했다.

유타주에선 티파티의 지지를 받아온 공화당의 마이크 리 후보가 당선됐다. 각각 위스콘신주와 캔자스주 상원의원에 뽑힌 론 존슨 후보와 제리 모란 후보도 티파티가 내세운 후보들이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델라웨어주 상원 선거에선 티파티가 내세운 크리스틴 오도넬 후보가 예비선거 때의 돌풍을 잇지 못하고 민주당의 크리스 쿤 후보에게 압도적 표차로 무릎을 꿇었다.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 대표와 네바다주 상원 선거에서 격돌했던 티파티의 새론 앵글 후보도 접전 끝에 패했다.

'티파티'(TEA Party)라는 이름은 독립전쟁 당시 영국에 대한 조세저항 운동의 진원이었던 보스턴 티파티에서 비롯됐다. 장기적인 경제 불황과 오바마 정부의 '큰 정부' 움직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이면서 전국적인 정치운동으로 번졌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진 않지만 운동 성격상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에 더 가깝다. 티파티는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이번 중간선거에 하원 129명, 상원 9명 등 모두 138명의 후보를 냈다.

◇ 펠로시 퇴장..베이너 시대 개막

미국 최초 여성 하원의장으로 4년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낸시 펠로시는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에 다수당 지위를 내주면서 하원 의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펠로시 의장은 경기부양법안과 기후변화 법안, 건강보험개혁 법안의 하원 통과를 이끌며 오바마 대통령의 개혁 전도사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나 오바마 정부 지지율 하락과 함께 중간선거 직전 동료 의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신세로까지 전락했다.

1987년 캘리포니아 제8선거구(샌프란시스코)에서 하원 의원에 당선, 정계에 입문했으며 2002년엔 하원 민주당 원내 대표로 선출되며 미국 역사상 첫번째 하원의장이 됐다.

펠로시 의장의 뒤는 존 베이너 공화당 하원 원내 대표가 잇는다. 베이너는 벽촌의 보잘 것 없는 집안 출신으로 미 정계 서열 3위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펠로시가 캘리포니아 부유층의 상징적 인물이라면 베이너는 근로자 계층의 표본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 모두 민주당 지지자였으나 월급 명세서에서 빠져 나가는 세금 액수를 보고 공화당 지지로 돌아섰다는 일화도 그의 성향을 말해준다.

◇ 피오리나·휘트먼, 패배..父子 주지사 탄생

여성 후보간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캘리포니아주 상원 선거는 3선의 바바라 복서 의원(민주)의 승리로 끝났다. 휴렛팩커드 전 최고경영자(CEO)이자 유방암을 이겨낸 인물로 인기를 모았던 칼리 피오리나 후보는 결국 상원 벽은 넘지 못했다.

공화당 후보로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나선 멕 휘트먼 전 이베이 CEO도 민주당 제리 브라운 후보에게 무릎을 꿇으며 고배를 마셔야 했다. 휘트먼 전 CEO는 이번 선거에서 선거 자금으로 1억4200만달러, 우리 돈으로 1500억원이 넘는 돈을 사용, 이목을 끌기도 했다.

미 뉴욕주 주지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앤드류 쿠오모 주 검찰총장이 공화당후보인 칼 팔라디노를 압도적 표차로 제치고 부자(父子) 주지사 탄생을 눈앞에 두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역구 일리노이주 상원선거에선 공화당의 마크 커크 후보는 민주당의 알렉시 지아눌리아스 후보를 제치고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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