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찾은 베트남 중부 외곽의 '꿩아이'. 베트남 최초의 정유·화학공장이 들어선 이곳은 수도인 하노이에서 비행기로 1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다낭'으로 날아간 뒤 다시 버스를 타고 3시간 가량 달려야 모습을 드러낸다.
↑베트남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베트남(PVN)의 자회사인 'BSR'이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 최초의 정유·화학공장 전경
앞서 SK에너지는 베트남 최초의 정유·화학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BSR'사(社)와 공장운영 및 유지보수(O&M)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 'BSR'은 베트남 국영석유기업인 페트로베트남(PVN)이 25억달러를 투자한 '중 꽛(Dung Quat)' 정유공장을 비롯해 화학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생산공장의 운영도 담당하고 있는 업체다. 페트로베트남이 100% 출자했다.
↑SK에너지 직원이 BSR의 베트남 직원들에게 공장 파이프 점검 요령을 설명하고 있다.
성 본부장은 "새로 지은 공장을 누구보다 먼저 돌린다는 것은 설레고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많은 변수들이 널려있어 항상 긴장해야 한다"며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쌓아온 우리의 기술력이 다른 국가의 기간산업을 발전시키는데 쓰인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성 본부장은 "가장 중요한 것이 진정성과 애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SK의 기술과 경영시스템을 앞세워 베트남의 첫 정유·화학공장을 안정화 및 자립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그의 진심이 통한 걸까. 이날 인터뷰를 자처한 '부 반 이음(VU VAN NGHIEM)' BSR 회장과 '우엔 호아이 지양(NGUYEN HOAI GIANG)' 사장도 '매우(very)'라는 단어를 중복 사용하면서 연신 '매우 성공적(very, very successful)'이라고 표현, SK에너지에 대한 신뢰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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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엔 사장은 "베트남의 첫 프로젝트인 만큼 모든 매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SK에너지가 공장의 안정적 운영에 큰 기여를 했으며,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성 본부장도 "초기엔 매일 베트남 측과 미팅을 했지만 이젠 완전히 (SK에너지에) 맡겨놓고 있어 부담이 된다"면서 "밤을 새워가며 일하는 SK에너지 임직원들의 성실한 태도에도 감동을 받았다는 말도 듣고 있다"고 전했다.
BSR의 신뢰는 정유공장에 이어 화학공장의 운영까지 맡는 쾌거로 이어졌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앞으로 5년간 9000만달러의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SR은 현재 하루 15만배럴의 정제시설과 7만 배럴의 중질유분해시설 등 14개 정유공정을 가동하고 있으며, 중질유분해시설에서 나오는 프로필렌(Propylene)을 원료로 연간 15만톤 규모의 PP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1962년 국내 최초의 정유회사(당시 대한석유공사)로 시작해 48년의 세월이 흐른 후 다른 국가의 최초 정유·화학공장 가동에 기술력을 전수할 수 있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며 "그야말로 자원빈국이 자원부국에 기술을 수출함으로써 기술 부국, 기술 보국을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