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국회의원 면책특권 재검토 필요"(상보)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0.11.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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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대정부질의 이틀째…통일세, 한·미 FTA, 외교난맥 등 다뤄

강기정 민주당 의원의 언급으로 촉발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대우조선해양 연임 로비 연루설' 파문은 2일 국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의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에 정부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제한을 검토할 필요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정부는 통일세에 대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정부안을 만들어 국민을 상대로 의견 수렴에 나서겠다고 밝혔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재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金총리, "국회의원 면책특권 재검토 필요" = 이날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강기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라는 중요한 국제회의를 앞두고 국가 원수의 가족을 근거 없이 음해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면책 특권을 이런 식으로 활용하면 국회의 권위가 떨어지고 국민이 정치인 가볍게 보는 근거가 된다"며 "강 의원도 여기 근거 있다면 국회 의지하지 말고 기자회견을 통해 본인 의사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구상찬 의원은 "강 의원의 발언은 아무리 정치적 목적이 있어도 너무 심하다"며 "이런 말도 안되는 루머를 가지고 대통령을 음해하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황식 국무총리는 "국회의원에게는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면책특권이 인정되지만 근거 없이 행한 발언은 적절하지 못하다"며 "제도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야당 의원은 최근 정치인들을 상대로 이뤄지고 있는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박주선 민주당 의원은 "검찰은 정치 보복에 의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이라는 국가 재앙을 만드는데 책임이 있다"며 "기업 수사를 한다면서 수사 때마다 정치인의 이름을 대면 여죄 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불법적인 거래를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북 퍼주기가 핵폭탄으로" VS "통일정책은 없고 군사정책만" = 대북 정책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입장은 명확하게 갈렸다.

구상찬 의원은 "대북 퍼주기가 한반도에 핵폭탄이 돼 돌아왔다"며 "북한의 무조건적 지원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구 의원은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는 좀더 다양하고 폭넓게 진행돼야 한다"며 정부 정책을 지지했다.

반면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통일 정책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군사정책만 남은 것이 이명박 정부"며 "내심 원하든 원하지 않든 평화가 아니라 자꾸 전쟁 쪽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야는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을 같이 했다. 김충환 의원은 "대북 강경책만으로는 북한의 비핵화, 개방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고 본다"며 "현재의 경색된 남북관계의 해법으로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박주선 의원은 "난마처럼 얽힌 대북관계를 풀어가려면 조건없는 대화와 정상회담 필요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김황식 총리는 "북한은 비방, 중상과 천안함 사태, 핵실험 등으로 한국이 포용력 있게 접근할 수 없게 하는 이유를 제공했다"며 "현실적으로 북한을 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면서도 "북한의 변화된 모습과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변화가 이뤄질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통일세 도입 임기 내 가능"=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북한의 3차 핵실험 시점을 묻는 무소속 이인제 의원의 말에 "북한이 3차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명확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현재 북한의 핵 개발 수준에 대해 "바로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40킬로그램 정도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고 탄도미사일을 갖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소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통일세는 현 정부 임기 내에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 임기 중 통일세 도입이 가능한가"라는 김충환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현 장관은 "현재 통일 재원 마련 방안 수립 계획을 세워 약 38억원을 들여 공론화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내년 2월 연구 중간보고를 받고 4월께 정부 시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 "한미FTA 재협상 없다" = 김 총리는 한·미 FTA와 관련해 "정부의 입장은 일단 체결된 협정은 그대로 이행돼야 하고 내용 수정이나 재협상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런 입장은 앞으로도 견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다만 "한·미 양국 통상장관 회담이 26일 이뤄지는 등 양국간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다"며 "양국의 상황 변화를 감안해 한미 FTA를 어떻게 실질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냐 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외교 난맥에 대해서는 여당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유기준 한나라당 의원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중국은 한 번도 한국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대한민국을 무시하고 모독한 시진핑 국가부주석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천안함 사태에 따른 한국과 러시아의 불협화음은 양국관계의 현주소와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구상찬 의원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4대 강국에 나가 있는 대사가 모두 정치인 출신"이라며 "정통 외교관은 한명도 없어 외교 현장에서 시스템 조율이 안돼 자꾸 마찰이 생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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