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첫 女 대통령 "룰라 계승하되, 정부 역할 강화"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10.11.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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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퇴치에 주력, 재정감축에는 반대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


지우마 호세프(62·사진)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는 전임 룰라 정부의 경제정책인 '룰라노믹스'의 계승을 첫 손으로 꼽았다. 그러나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보다 섬세한 국정운영과, 또한 국영 페트로브라스 의장을 지낸 경험을 되살린 정부 역할의 확대 강화 등 차별화된 정책 성향도 내보였다.

◇"빈곤퇴치에 총력"=호세프는 31일(현지시간) 당선 확정 직후 국영TV 를 통해 생중계된 인터뷰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는 브라질에서 빈곤을 퇴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룰라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좌파 성향을 가진 그는 빈부격차로 인한 사회 양극화 해소에 주력할 방침이다. 그는 브라질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빈곤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브라질은 세계 8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서 빈부격차가 심화됐다 . 룰라의 재임 기간 동안 각종 복지 정책을 통해 총인구의 11%인 2000만명이 빈곤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최저 임금을 받지 못하는 인구가 1900만명이 넘는다.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그는 안정적인 재정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과다하게 복지 정책을 늘려 재정에 부담을 주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그는 "브라질 국민들은 지속불가능한 수준의 재정지출을 용납하지 않는다"며 "재정지출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재정감축에는 반대한다. 선거기간 동안 호세프는 복지 예산을 줄이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신 효율적인 예산집행을 통해 재정지출의 질을 높이고 세금 체계를 단순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룰라 정책 일관성 강조=룰라의 후임인 호세프는 선거기간 동안 룰라 정부의 경제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인플레이션 목표치도 전 정부가 발표한 4.5%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호세프의 취임으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인플레이션 억제 등 룰라의 경제정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일간지인 글로브 앤드 메일은 "호세프의 당선으로 룰라 정부의 정책 연속성이 보장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렇다고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호세프는 룰라 정책을 계승하면서 일부 분야에서 정부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브 앤드 메일은 "호세프는 은행, 에너지, 석유 등 주요 국영기업들에 대해 더욱 직접적인 통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호세프는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 이사회 의장을 맡아 해안지대 유전 개발의 기반을 닦는 등 국영 기업들의 역할 강화를 추진해왔다.

그는 또 당선 이후 인터뷰에서 경제에 대한 감독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헤알화 절상 등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브라질 외환 당국은 통화전쟁에 대비해 2840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며 "브라질 경제에 해로운 덤핑 혹은 가격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정책·교육정책 개혁 주목=그밖에 최초 여성 대통령의 탄생으로 브라질의 여성정책이 변화할지 주목된다. 현재 대부분이 남성으로 구성된 내각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Yes, a woman can!(여성도 할 수 있어!)"라며 "남성과 여성의 동등한 기회는 민주주의 필수적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여성의 인권개선을 위한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10년 전 이혼한 뒤 한 명의 딸을 키우고 있는 호세프는 교육정책에도 관심이 많다. 그는 인구의 3분의 1만이 중등학교에 진학하는 등 브라질의 교육 경쟁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지적하며 공공교육 시스템의 개선을 강조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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