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건설업체에 철근 공급 중단"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10.11.0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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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톤당 79만원 vs 71만원" 가격 입장차 갈등

현대제철 (31,500원 ▼850 -2.63%)이 주요 건설업체들에 납품되는 철근 출하를 중단키로 했다. 건설사들이 인상된 철근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미 공급된 자재에 대해서도 정산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공급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동국제강 (8,380원 ▼150 -1.76%)도 이에 동참해 제강사와 건설사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현대제철 측은 1일 "철근 구매를 담당하고 있는 건설업체 구매담당자들의 친목단체인 건설사재직협의회(이하 건자회) 회원사들에 대해 철근 출하 자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측은 "철근가격 결산을 놓고 가격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선공급 후결제 시스템을 악용해 신뢰가 깨졌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건자회가 현대제철의 납품단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불매운동 행위까지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은 10월 철근 가격으로 톤당 81만원 수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건자회는 71만원 이상으로는 절대 살 수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건자회가 물러서지 않자 현대제철은 톤당 79만원으로 낮춰 가격을 제시했지만 건자회 측에선 여전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현대제철측은 밝혔다.

현대제철 측은 "지난 한달간 공급한 철근에 대해 대금을 정산받지 못해 제강업체들이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며 "계속되는 손해를 감수하고 철근을 공급하기 어려워져 철근 출하 자제라는 상황까지 결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한 "철근가격 결정은 각 건설사별로 구매 물량, 대금 지불조건, 기존 거래실적 등을 기초로 해 개별협상으로 결정돼야지 구매 실무자들로 구성된 친목 모임인 건자회 측이 바람몰이식으로 단일가격으로 몰고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철근 가격은 원자재인 철스크랩 가격이 7월말 톤당 360달러에서 9월 중순 415달러까지 급등하면서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 또한 주요 수요업계인 건설업계의 업황 침체로 생산량 축소가 불가피해 가동률이 90%에서 60~70%까지 떨어져 고정비가 상승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현대제철과 함께 동국제강 측도 "9월 출하한 제품에 대해 대금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품을 계속 공급할 수는 없다는 것이 영업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건설업체들은 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단순히 원료 가격 상승을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강사들이 자신들의 비용부담을 건설업계에 떠넘긴다는 것이다.

건설업체들은 지난 5월에도 "제강업체가 공급 중단을 통해 단가 인상을 관철시키려 한다"며 "건설사 전체가 앞으로 거래 중단에 돌입할 것"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한편 지난 4월 제강사와 건설사 간 중재 역할에 나섰던 지식경제부는 철근 공급 중단 사태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지경부 관계자는 "철근 가격은 제강사와 건설사가 합의할 문제"라면서도 "서로 조금씩 고통을 분담해서 공급 중단이 지속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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