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두바이, 공항 면세점 24시간 풀가동

머니투데이 두바이(UAE)=전예진 기자 사진=이동훈 기자 2010.11.0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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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 모라토리엄 선언 1년-'극과 극'의 현장에 가다](3)활기찬 무역·관광산업


- 통치자 사망에도 쇼핑·관광객 북적
- 교통·관광허브로 재도약 발판 마련


↑ 두바이의 최대 쇼핑몰 중 하나인 '몰오브에미레이트' 에스컬레이터에 사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 두바이의 최대 쇼핑몰 중 하나인 '몰오브에미레이트' 에스컬레이터에 사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건설·부동산시장과는 달리 올들어 두바이는 지난해보다 관광·무역 분야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오히려 '두바이 쇼크' 덕분에 언론에 자주 비춰지면서 유명세를 타게 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10월29일 저녁에 찾은 두바이 시내 쇼핑몰은 외국인 관광객들과 쇼핑을 하러온 자국민들로 북적였다. 이날은 아랍에미리트(UAE)를 구성하는 7개 에미리트 중 하나인 라스 알 카이마의 통치자 셰이크 사크르 빈 모함메드 알 카시미가 사망한지 3일 째 되는 날이었다.



현지 교민은 "예전에는 통치자가 사망하면 5일간의 추모기간동안 공공기관들도 문을 닫고 거리나 상점에서 시끄러운 음악을 트는 것을 금지했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변했다"며 "요즘엔 날씨가 따뜻해 영국 등 유럽에서 관광객이 몰려 주말이면 인근 쇼핑몰 일대에 교통체증이 빚어진다"고 말했다.

두바이의 최대 3대 쇼핑몰 중 하나로 축구장 50개 규모의 '두바이몰'에는 자국민 외에도 유럽·미국·아시아인이 뒤섞여 인종 전시장을 방불케 했다. 길이 33m, 높이 8m로 기네스 북에 오른 초대형 수족관 앞에는 관람객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곳은 매일 저녁 라스베이거스를 능가하는 화려한 분수쇼가 펼쳐져 이를 보러 관광객이 몰린다.



↑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족관이 설치된 '두바이몰'의 아쿠아리움. 대형 수족관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이 유리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수족관이 설치된 '두바이몰'의 아쿠아리움. 대형 수족관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이 유리창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쇼핑몰 안에 대형 스키 슬로프인 '스키 두바이'를 만든 것으로 유명한 '몰 오브 에미리트'도 들뜬 분위기였다. 이곳에는 스키를 즐기는 아이들과 대형 유리창으로 이를 구경하는 관광객들이 진풍경을 이뤘다.

외국 관광객의 숫자는 두바이 공항 면세점에 가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30일 새벽 2시 두바이 공항 면세점은 출국 전 선물을 사려는 외국인들로 분주했다. 초콜릿과 두바이 특산물인 대추야자 열매 등을 진열해 놓은 가판대에는 물건을 30분마다 채워 넣어야 할 정도다. 두바이 공항 면세점 직원인 중국인 첸진씨(30)는 "에미리트 항공편이 자정부터 계속 이어져 자정부터 새벽 5시가 피크 타임"이라며 "이곳에 있으면 24시간 레스토랑과 상점이 풀 가동돼 밤인지 낮인지 구별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항공 및 관광산업은 두바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데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관광 수입이 두바이 국내 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두바이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공항 이용객은 약 400만명으로 전년동기 310만명에 비해 22.5% 늘었다. 9월까지 올해 누적 이용객은 348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10만명에 비해 15.6% 증가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처음 4000만명을 돌파한 두바이공항은 올해 가뿐히 신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 쇼핑몰에 대형 스키 슬로프가 설치된 '몰 오브 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눈을 경험하지 못한 현지 거주자들이 아이들과 스키와 눈썰매를 즐기고 있다.↑ 쇼핑몰에 대형 스키 슬로프가 설치된 '몰 오브 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눈을 경험하지 못한 현지 거주자들이 아이들과 스키와 눈썰매를 즐기고 있다.
올 상반기 호텔 투숙객 수도 418만명으로 전년 대비 385만명에 비해 8.6% 증가했다. 두바이 관광부는 "두바이 호텔의 전체 객실 수도 관광객 수요에 맞춰 지난해보다 16% 늘어난 6만7369개에 이른다"며 관광 허브로서 발빠르게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같은 변화에 주변 국가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송이 아부다비 관광개발투자공사(TDIC) 관계자는 "두바이 쇼크 이후 물류, 경제의 중심이 아부다비로 이동하면서 두바이는 대형 공항을 기반으로 관광, 유통산업으로 특화하면서 살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부동산 투자에 몰렸던 기형적인 경제 구조를 개선하고 두바이가 교통, 엔터테인먼트 시설 등 인프라 기반을 강점으로 살린다면 두바이의 앞날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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