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시대 최고의 투자법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10.11.01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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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기고]김도현 한국투자증권 분당PB센터 차장

최근 시장이 밀려드는 달러로 호황이다. 주가는 외국인의 연일 매수세로 상승하고 원화도 수출 경쟁력을 걱정할 만큼 크게 절상됐다.

물가 상승 우려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채권매수세는 시중금리를 떨어트리면서 주식, 통화, 채권이 모두 강세인 트리플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다행히 기업실적이나 경제여건이 나쁘지 않아 거품이라고 할 상황은 아닌지라 이번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염려스럽지는 않다.



지금 이 상황은 무엇보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가장 큰 요인으로 뽑는데 주저함이 없다. 미국, 일본, 영국 등이 여전히 돈을 풀겠다고 하고 있고, 이 와중에 우리도 강대국간의 환율전쟁 사이에서 물가상승의 걱정을 뒤로하고 이달에도 정책 금리를 동결하는 상황이 되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시중의 통화량 증가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일 수도 있다. 첫 맛을 시원하고 달콤하지만 그냥 두면 녹아내리고 나중에 치아를 상하게 하거나 많이 먹을 경우 속이 탈나게 만드는….



지난 5월 위렌버핏은 인플레에 베팅하라고 자신의 회사 주주들에게 언급한 바가 있다. 개인적으로도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투자에 있어 중요한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고려하고 있다. 물 들어왔을 때 고기를 잡으라는 말도 중요하지만 물이 빠진 뒤 대처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신중함과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미래의 변화에 대한 다양한 경우의 수에 그에 적합한 투자 또는 자산 리밸런싱 계획을 시나리오별로 준비하는 일은 모두가 좋다고 할 때 꼭 필요한 숙제가 될 것이다.

최근 한 고객께서 “내년에 인플레 우려가 생기면 아무래도 자산가치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고, 이익이 안정적인 기업 중에 소위 자산주를 찾아봐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질문하신 적이 있었다.


본인도 일정부분 동의하는 바이며, 무엇보다 설사 그게 답이 아닐지라도 이러한 고민과 판단을 할 수 있는 안목과 미래에 대한 준비가 ‘어디서 뭘 산다.’ ‘요즘 뭐가 잘 나간다.’ 식의 유행을 쫓는 후행적인 투자 판단보다는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닌지 자문해 본다.

지난 6~7월 더블딥을 우려하며 10,000p를 내주던 미국의 다우존스 주가도 불과 2~3개월만에 양적완화라는 호재에 반응하며 11,000p선까지 올랐다. 그리고 더블딥을 주장하던 사람들의 목소리는 어딘가에 묻혀 있다. 그래서 시장은 어렵고 그래서 일희일비하는 투자자들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닐까?

시장여건이 좋은 현재 상황에서 비관론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물 들어왔을 때 고기를 잡더라도 물 빠진 후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한쪽에 쏠리지 않는 것이 투자자에게 가장 어렵지만 중요한 성공의 열쇠가 아닌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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