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한화 수사 급물살..그룹 핵심인사 줄소환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10.10.26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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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속도 내겠다"…핵심 임원진 추가 조사후 오너 소환 예정

태광그룹과 한화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한 검찰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두 그룹의 핵심 인사들이 검찰에 잇따라 소환되는 등 수사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26일 오용일 태광산업 부회장(60)과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사장(57)을 소환 조사했다.



오 부회장은 1975년 태광산업에 입사한 뒤 자금부장과 경영지원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48)의 모친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82), 박명석 대한화섬 대표(61)와 함께 그룹 내에서 '빅3'로 통하는 핵심 임원이다.

금 사장도 오랫동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보좌한 인물로, 그룹경영 전반에서 핵심역할을 해왔다. 금 사장은 특히 한화그룹이 지난해 4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을 펼칠 당시 총책임자로 임명될 정도로 김 회장으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 부회장과 금 사장이 각각 그룹의 재무분야를 총괄해왔다는 점에서 그룹의 자금 운영을 꿰뚫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날 오 부회장과 금 사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 박 대표를 불러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조사했다. 박 대표는 태광산업 재무관리실 상무를 지내는 등 20여년간 그룹 재무분야에 관여하면서 비자금 조성에 상당부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검찰이 오 부회장을 전격 소환함에 따라 이선애 상무 등 오너 일가도 곧 소환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화의 경우 그동안 진행한 수사에서 지금까지 드러난 차명계좌 외에 추가적인 비자금이 나오지 않아 수사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은 한화 사건과 관련, 최근 한화증권 이모 사장에게도 소환통보를 했다. 이 사장은 한화그룹의 비자금 관리처로 지목된 한화증권의 경영 책임자로, 그룹 비서실과 구조조정팀장을 지낸 바 있다. 검찰은 이 사장이 비서실에 근무할 당시 재정을 담당했다는 점에서 그룹의 자금 흐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두 그룹의 핵심 임원진을 추가 소환해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확인한 뒤 그룹 오너들을 소환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핵심 임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두 그룹의 비자금 조성 과정과 규모 등을 규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최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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