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지난달 영국 석유기업 다나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성공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다나 인수로 석유공사는 포트폴리오상 '학익진'을 펴게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석유공사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아프리카 거점 확보 문제를 다나 인수로 일거에 해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강 사장은 "우리가 적대적 M&A를 해본 적이 없어 다나 측도 이를 예상치 못했지만 승산이 있다고 판단해 밀어 붙였고 결국 성공했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이번 인수에 보유자금 8억 달러와 수출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으로부터 차입한 22억5000만 달러 등 총 30억5000만 달러를 투입했다.
이번 인수기회에 대해 강 사장은 "(다나 인수와 같은) 기회는 계속 오기 힘들 것"이라며 "경제가 안정을 되찾고 유가가 오르면 가격이 금방 올라간다"고 말했다.
추가로 해외 석유기업을 M&A할 것인지와 관련, 강 사장은 "좋은 곳만 (시장에) 나온다면 M&A를 계속할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 인수목적은 자산 뿐 아니라 사람과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 인 만큼, 인력이 계속 남아있을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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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내와 해외 선진기업 간 인력경쟁력 차이는 크다"며 "M&A의 주요 목적은 인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국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큰 이유도 설명했다. 종합상사 출신인 강 사장은 "한국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큰 이유는 외국인들이 한국경제를 가공무역 중심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가공무역 중심 경제는) 시장여건에 따라 흔들리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경쟁력이 약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원을 확보해야만 선진시장이 될 수 있다"며 "자원개발 산업은 국부산업으로 키울 수 있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석유공사의 과제에 대해 강 사장은 '조직개편'을 꼽았다. 그는 "그동안 석유공사는 업무 중심으로 조직을 구분해 왔는데 앞으로는 아시아, 미주, 유럽 등 지역중심 본부제로 가라는 용역결과가 나왔다"며 "이를 통해 지역본부별로 사내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한국석유공사가 여러 지역의 본부를 거느린 지주회사 형태로 가게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