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가 움직여야 간부도 움직인다"

머니투데이 원종태, 전혜영 기자 2010.10.2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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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대기업 총수 역할 강조…기업은 '윈윈' 요청

"총수들의 인식 전환 없이는 간부들이 움직이지 않는다"(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대기업이 잘 돼야 중소기업도 잘 된다. 윈윈을 고려해 달라"(대기업 CEO)

지난 9월 29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방안'을 발표한 지 한 달여 만에 정부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한 자리에 모여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총수들이 주도적으로 나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방안의 실효성을 높여주길 주문했고, CEO들은 중소기업과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줄 것을 요쳥했다.

◇정부 "총수가 관심 가져야 동반성장"=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확산 방안' 논의를 위한 조찬 간담회에서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동반성장은 정부 규제보다는 대기업의 주도가 중요하다"며 "특히 총수들의 인식 전환 없이는 간부들이 (동반성장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임원 및 CEO 평가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실적을 반영해 줄 것과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2~3차로 확대하는 등 협력사 질적 제고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다만 이같은 방안이 대기업을 압박하기 위한 정책이 아님은 분명히 했다. 최 장관은 "일부에서는 (동반성장을) 대기업 때리기 아니냐고 하지만 시장 경제 원칙에서는 벗어나지 않겠다"며 "대기업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동반성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번 대책이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동반성장은 10∼20년 노력해야 하는 과제"라며 "정부가 기업 등 각계 의견을 받들어서 동반성장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대기업 "中企 보호 신중, 윈윈 고려해 달라"=참석한 CEO들은 '동반성장'이라는 정부의 취지에 공감을 표하는 한편 대기업의 업종별 상황 등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학도 지경부 대변인은 행사 직후 기자들을 만나 "참석한 총수들은 지난 '9.29 대책'이 외국에 비해 늦은 감 있다는 데 공감했다"며 "다만 업종별로 대중소기업 관계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인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고 전했다.

대기업 측은 과거에 자발적으로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대책을 추진해 온 부분을 설명하고, 향후 업종 특성에 맞게 대책을 보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대중소기업간 관계를 법으로 명확히 정해줄 것과 중소기업 보호 영역을 선정할 때 신중을 기해줄 것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대기업이 들어가서 전체 '파이'가 커지면 중소기업에도 좋으니까 보호 영역을 선정할 때 대중소기업간 윈윈도 고려해달라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조찬 간담회는 지난 9월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보고대회'에 참석하지 못한 그룹 총수들을 위해 마련됐다.

정부쪽에서는 최 장관과 정 위원장이 참석했고, 재계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이준용 대림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수영 OCI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손관호 대한전선 회장,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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