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의 닭고기 전문회사 하림 (3,480원 ▼15 -0.4%) 본사에서 만난 이문용 대표(61)는 지난 2005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주로 회사 내부의 시스템을 정비하는데 힘을 쏟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업계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큰 비상을 하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수요 공급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먼저라는 계산이었다.
↑이문용 하림 대표
결과는 성공이었다. 젊은 사람들의 몸매에 대한 욕구와 함께 가슴살 소비가 증가하면서 가슴살 캔이 효자상품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현재는 매출액이 200억 정도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 대표는 비전을 보고 있다.
◇매출구조 다변화=하림은 특별히 TV 광고를 하지 않는다. 광고를 하지 않아도 소비자들에겐 '닭고기=하림'이란 공식이 각인돼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림의 시장점유율은 18.3%. 자회사의 생산량까지 따진다면 점유율이 35%에 달한다. 하림의 매출액은 2007년 3613억원, 2008년 4452억원, 지난해 5752억원 등 매년 30%에 가까운 성장률을 보였다. 영업이익률은 20%에 달한다.
이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매출구조 다변화로 추가 성장을 꾀한다. 하림은 신선육 부분이 73.2%, 너겟과 같은 육가공 제품이 19.7%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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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닭 제품 비율이 현재는 8%에 불과하지만 30%까지 끌어올리고, 친환경 제품의 구성비도 높여 3년 안에 연매출 1조원을 만들 계획입니다. 해외 매출을 위해 현지에 공장을 직접 설립하는 방안도 고민 중입니다"
최근 회사를 육계가공 및 사료제조업 등의 사업 분문과 투자사업 분문으로 각각 분리해 올해 말을 목표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림은 농수산홈쇼핑, 주원산 오리, 그린바이텍 등 알짜 자회사들을 소유하고 있다. 농수산홈쇼핑은 지난해 매출액 2742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을 올렸다.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원산지 표시제도는 하림의 외형 성장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냉동상태인 수입 닭고기보다는 신선육으로 유통되는 국내산 닭고기가 질적인 면에서 우위에 있고, 소비자들도 국내산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역발상으로 비선호부위인 닭가슴살로 만든 캔
"35년 사회생활을 하면서 익혔던 통찰력과 직관력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게 취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힘들지 않겠냐고 하지만 하림 공동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첫 번째 일인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직원 교육을 돈 버는 일보다 값진 일으로 여긴다.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잠재력을 키우는 것은 물론 직원들의 고충도 알 수 있고, 회사의 내부를 탄탄하게 할 수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지론이다.
이 대표는 "하림 경영의 가장 밑바탕은 섬김의 리더십을 가지는 것"이라며 "사원들을 따뜻함으로 포용할 수 있는 경영, 그것이 하림이 도약할 수 있는 탄탄한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시간의 공정을 마치고 소비자를 만나는 닭 신선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