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유럽서 나홀로 '독야청청' 판매 질주

머니투데이 김보형 기자 2010.10.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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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판매 전년비 5% 증가…PSA, 르노와 함께 유일하게 성장세

↑현대차 '투싼ix35'↑현대차 '투싼ix35'


현대·기아차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시장인 유럽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늘어난 메이커는 현대·기아차와 푸조시트로엥(PSA)과 르노 정도가 유일하다.

20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유럽에서 올 3분기(1~9월)까지 현대차 27만4603대, 기아차 19만9074대 등 총 47만3677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기간(45만709대)보다 5% 판매가 늘었다. 누적 시장점유율도 현대차 2.6%, 기아차 1.9%를 합쳐 4.5%를 기록, 전년 동기 4.1%보다 높아졌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는 주요업체 중 프랑스 업체인 PSA(+0.9%)와 르노(+10.8%)만 올해 판매가 늘었을 뿐 나머지 업체들은 모두 판매가 줄었다.

특히 유럽연합(EU)과 EU신규가입국인 동유럽 10개국의 지난달 신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9.2% 줄어든 126만2000여 대에 그치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3분기까지 누적판대대수도 작년 같은 기간 보다 3.7% 감소한 1056만4000여 대로 집계됐다. 감소폭은 7월(-17.9%), 8월(-12.1%), 9월(-9.2%)로 점차 완화되고는 있지만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서유럽 국가들의 판매가 부진한 것도 걱정이다. 독일은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7.8% 판매가 줄었으며 프랑스(-8.2%), 이탈리아(-18.9%), 스페인(-27.3%) 등 주요국들의 감소폭도 큰 편이다.

유럽의 신차 판매 감소는 폐차인센티브 종료 후유증 때문으로 풀이된다. 독일과 프랑스, 스페인 등은 작년 최대 2000유로(약 300만원)안팎의 인센티브를 지급했으나 올해는 대부분 국가에서 인센티브를 폐지했다. 또 유럽 주요국들이 재정난으로 긴축정책 기조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자동차 판매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작년 폐차인센티브로 올해 차 수요를 미리 당겨 팔았고 각국 정부가 긴축재정을 펼치기로 한 점 등이 맞물려 유럽 차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면서 "올 연말까지는 이 같은 감소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현대·기아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차 'iX35'와 전략모델인 기아차 '씨드' 등을 앞세워 타 메이커가 주춤하는 사이 판매를 늘려간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ix35는 대기물량만 3만 여대에 이를 정도로 인기가 많다"면서 "내년 출시 예정인 미니밴 'ix20'도 출시 전부터 유럽에서 화제를 모으는 등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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