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김중수 한은 총재, "금리 동결 이유는?

머니투데이 김한솔 기자 2010.10.1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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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등 변수의 절박감 중요..."금통위 결정 만장일치 아니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석 달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과 관련, "고뇌에 찬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주요국 경기와 환율의 변동성 확대가 세계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현행 2.25% 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이날 금통위 뒤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리는 물가를 책임지는 한국은행이 갖고 있는 유일한 정책수단인만큼 많은 고민을 했다"며 "최근 절박하게 돌아가는 국제금융시장의 상황 속에서 환율을 고려했지만 그것이 유일한 변수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총재의 일문일답이다.

[일문일답]
-'환율 전쟁'에 대한 부담감이 이번 금리 결정에 작용했는지?
▶환율을 고려했지만, 환율 하나만 고려한 것은 아니다. 금리는 물가안정을 맡고 있는 한은이 유일하게 갖고 있는 정책결정 수단이다. 금리는 모든 경제활동과 연관돼 있기 때문에 부동산과 자본시장 등 다른 변수들도 고려한다. 현재 돌아가는 국제 금융상황이 매우 절박하다. 그것에 대해 많은 금통위원들이 고민했다. 환율이 하나의 변수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것만 고려하진 않았다. 금리는 거시정책이다. 어떤 변수든, 그 변수의 '절박감'을 본다.



-지난 7월 0.25%포인트 인상한 것이 하반기 인플레이션 압력에 충분히 대응한 것인지
▶물가를 우려하지 않은 것이 아니다. 4분기 이후와 내년까지 물가 상승률 예상치가 3%가 넘는 상황이라는 이야기를 계속 해 왔다. 물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고뇌에 찬 결정이었다.

-최근의 '환율전쟁'이 향후 우리 경제의 하방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고 해석해도 되는가
▶ 하방위험으로 갈 것이라고 본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 여건이 매우 중요하다. 근본적으로는 글로벌 불균형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와 연관돼 있다. 단기적으로 해결되진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세계 각국이 공조체제를 형성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된 수준에 들어서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측 깜박이를 켜면 우회전 한다고 했는데 지난 7월 이후 아직도 우회전 하지 않고 있다. 시장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 소통은 방향과 타이밍에 관한 문제다.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 언제 갈 것인지 하는 것으로 둘 다 중요한 문제다. 지난달 같은 질문 받았을 때 '정확도'와 '조건'을 이야기했다. 타이밍을 선정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내외 여건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때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고민을 많이 했다.


-기조적 물가상승 압력은 아직 살아있는지. 살아있다면 연말까지 금통위가 2번밖에 남지 않았고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정책이 단행되면 더욱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있는데?
▶ 3%에 가까운 물가인상 압력이 유지되고 있고 4분기에도 마찬가지다. FOMC는 미리 예단해서 이야기하기 어렵다.

-기대 인플레이션 퍼지는 것에 대한 대비책은?
▶3.6% 자체에 따르는 심리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친다.

-물가를 담당하는 한국은행이 물가보다 부동산과 환율 등 다른 요인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앞서 말했듯 한은은 정책결정수단으로 금리 하나만을 갖고 있다. 금리 하나로 물가를 잡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부동산과 환율 등 다른 문제를 고려했다고 했지만 사실 그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 것 또한 문제다. 여러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 현재 원/달러 환율이 위험한 수준인가?
▶외환 당국이 정부일 수도 있고 중앙은행일 수도 있는데,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다 어렵다. 그동안은 대외적 변수들이 크게 변하지 않는 것을 가정하고 국내경제를 운용했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 근본적으로 국제적 상황이 급하게 움직이고 있다. 맨날 들려오는 단어가 다르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방향을 정하고 움직이는 것은 위험하다.

-GDP 갭 수준은 어떤지?
▶GDP갭은 지난달 말했던 수준에서 새로 추가된 것은 없다. 사람이 독한 감기를 걸린 뒤 건강이 예전과 똑같은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서도 그런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GDP갭을 이야기해 왔던 것이다. 큰 금융위기를 겪은 후 다른 나라보다 빨리 회복한 만큼 우리나라의 잠재GDP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수준으로 너무 낮은 것은 아닌지?
▶지금이 저금리 상태라는 것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순 없다. 다만 국내여건만 보고 결정하긴 어렵다. 모든 변수들이 다 연결돼 있다. 그런 면에서 최근 일본의 제로금리정책, 미국의 양적완화정책 등 세계 전반적으로 저금리 기조다. 경제상황이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있지만 결국 다시 '타이밍'의 문제다. 타이밍을 결정할 때 우리 내부 말고 외부의 문제도 고려해서 결정돼야 한다.

-많은 외국자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는데 부동산이나 자산 버블 가능성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는지?
▶부동산이나 자산 버블에 대해 현재 우려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경제는 가변성이 있기 때문에 통화당국에서 그것을 간과하고 있지 않다.

▶과거에 비해 대외적 불확실성이 커졌다. 과거에도 금통위의 의사결정에 고민이 있었겠지만, 현재는 그 고민이 더 커졌다. 국가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이 되도록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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