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산업 중국 자본에 무방비 노출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10.10.06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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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개발사 인수 및 투자 줄이어… 온라인 게임 종주국 위상 흔들려

중국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게임산업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중국 텐센트는 최근 국내 게임 개발사 7곳에 총 184억원을 투자하면서 영향력을 늘여나가고 있다. 텐센트는 벤처캐피탈인 캡스톤파트너를 통해 '더데이'의 개발사 리로디드스튜디오에 약 55억원을 투자한 것을 비롯해 레드덕, GH 호프아일랜드, 넥스트플레이, 탑픽 등 국내 유망업체를 대상으로 투자를 감행했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샨다는 최근에는 아이덴티티게임즈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샨다는 지난 2004년 액토즈소프트도 인수한 바 있다. 두 회사를 인수하는데 총 2억 달러에 가까운 자본을 투입했다.



샨다의 경우 액토즈소프트가 개발한 '미르의 전설2'를 중국에서 서비스하며 덩치를 키워왔다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다. 중국 더나인 역시 인기 댄스게임 '오디션'을 개발한 지텐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 약 400억원을 투자하며 지분 10%를 확보했다. 더나인은 '오디션2'의 중국 내 서비스를 담당할 예정이다.

중국 게임에 대한 수요도 늘어 국내업체들이 중국 게임을 직접 서비스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 질 낮은 게임으로 폄하됐던 중국 게임이 오히려 역수출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올해 유독 각광받고 있는 웹게임의 경우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게임 중 거의 대부분이 중국산일 정도로 '차이나 파워'가 강해지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내 개발사의 경우 투자금을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중국 자본에 쉽게 노출될 수밖에 없다"며 "중국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게임산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갈수록 경쟁력이 높아져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중국 게임산업 규모는 39억6000만 달러로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했다. 전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23%에 머문 한국을 이미 앞질렀다. 반면 국내 게임산업은 신작이 갈수록 줄어드는 등 중국과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한때 '짝퉁 게임'을 만들기에 급급했던 중국 게임업계가 이미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점유율에서 한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상황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은 6일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국내 게임물은 창작 활동이 감소하는 반면 중국 온라인게임은 증가 추세"라며 "국내 게임산업이 중국 자본에 무방비로 노출됐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국내 신규 온라인 게임 창작은 2007년 2037건, 2008년 1138건, 2009년 1621건 등 크게 줄고 있다"며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574건에 불과, 게임물 창작이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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