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갈등에 日관광업계 직격탄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0.09.23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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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市, 일본 여행 자제 조치..일본인도 중국 방문 꺼려

최근 분쟁 수역에서 벌어진 충돌로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양국의 여행·관광업계에까지 여파가 확산, 민간교류 부문의 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 관광당국이 자국 여행업계에 일본 여행 광고 자제 등을 요구하면서 최근 일본의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제동이 걸렸으며 중국 내 거센 반일감정으로 중국을 방문하려던 일본인들도 발길을 돌리고 있다.



23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시 관광당국은 지난 21일 주요 여행사 담당자들을 불러 일본 여행 모집 광고 및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도록 요구했다.

이는 사실상 여행 자제 요청으로 신문은 중국이 경제력을 배경으로 일본에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행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일본에서 중국인 관광객 급증에 따른 기대가 큰 상황에서 여행 자제가 현실화될 경우 일본 관광업계의 충격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이미 예약돼 있는 10월 상순까지의 일본 여행 상품은 예정대로 진행되겠지만 10월 중순 이후에는 중일 관계 긴장에 따라 일본 여행을 추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안전을 고려해 일본에 가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일본 여행 제한 여부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앞서 지난 21일 장위 외교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국인들이 안전하고 편안한 장소를 골라 여행을 할 것"이라며 이같은 조치를 암시한 바 있다.

특히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중국의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올해 중국인들의 최고 선호 여행지가 일본이었던만큼 일본 여행업계에서는 특수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여행 제한 소식이 전해지자 일본 여행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명소인 후지산의 한 관광업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벌써부터 줄어든 느낌"이라고 말했으며 긴자의 한 백화점 관계자는 "빨리 정상적 관계를 회복해 한명이라도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여행협회는 "관광업 활성화를 이끄는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2005년 반일시위 고조 때 감소했다가 최근 겨우 회복됐는데 이번 문제로 수요가 감소해 뼈아프다"고 논평했다.

한편 일본인들 역시 최근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중국내 반일감정에 중국 방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난 18일에는 만주사변 79주년을 맞아 베이징 등 중국 각지에서 대규모 반일 시위가 벌어지는 등 반일감정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

이에 일본 최고의 인기그룹 스마프(SMAP)는 첫 해외공연인 '상하이콘서트'를 전격 연기했다. 다음달 9일부터 10일까지 상하이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소속사측은 "현 상황에서 관객들의 안전 확보를 고려해 콘서트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스마프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20일 상하이 주재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대규모 반일시위가 일어나는 등 현지에서 반일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최근 중-일 양국은 영토 분쟁 지역인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에서 일본이 조업 중인 중국 어선을 나포, 선장을 억류하며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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