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中·美 무역불균형, 위안화 탓 아니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0.09.23 15:40
글자크기

미·중·일 환율전쟁 격화… 금값 또 사상최고 경신

- 위안화 절상 둘러싼 미-중간 논란
- 엔고 저지 따른 미-일간의 이해상충

세계 경제 3대축인 미-중-일간의 환율전쟁이 점입가경이다.

◇끝나지 않은 위안화 전쟁=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중인 원자바오 총리(사진)는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원자바오 "中·美 무역불균형, 위안화 탓 아니다"


원 총리는 22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회담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의 무역적자는 중국의 환율 때문이 아니라 투자와 저축 등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 총리는 이날 미-중 상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20~40%의 위안화 절상이 중국 수출기업들의 파산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위안화를 절상해야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또 미국 재계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양국이 경제관계를 증진시켜야 한다"며 "중국과 미국의 모든 갈등과 논쟁이 해결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격화된 긴장관계를 누끄러뜨리기 위한 제스처도 잊지 않았다.

원 총리가 이렇듯 위안화 발언의 수위를 높인 것은 오는 24일 미 하원 세입위원회가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기 위해 발의한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법안은 중국의 위안화 정책을 수출보조금으로 간주해 중국 제품에 상계관세 등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환율 문제가 무역 보복으로까지 확대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인 것이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법안 발의후 성명에서 "저평가된 위안화에 대응해 미국 기업과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안을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며 법안 통과의 의지를 확고히 했다.

◇FRB vs BOJ, 승자는=
미국은 국제공조를 무시한채 독자적으로 개입에 나선 일본과도 신경전을 계속한다.



지난 2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 환율은 84.59엔을 기록했다. 일본 외환당국이 인위적으로 개입했던 저지선 85엔이 뚫린 것. 23일에도 엔 환율은 여전히 84엔대를 기록하며 다시 엔 강세로 돌아갈 태세다.

이처럼 엔이 움직이는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완화 조치를 밝혔기 때문이다.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달러를 풀 것이라고 하자 엔고를 예상해 너도나도 엔을 사들인 것이다. 하지만 이로인해 일본 외환당국은 난감한 처지에 처하게 됐다. 유럽과 미국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단행한 일본 외환당국의 엔고 저지 개입 효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야기된 것이다.

BOJ의 미야오 류조 심의의원은 상황이 이렇게 되자 22일 기자회견에서 연준 조치와 관련해 "여러가지 정책의 효과와 부작용을 신중히 점검하면서 적절한 때가 오면 조치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추가 완화조치 가능성을 암시했다.



BOJ와 연준의 양적 완화 조치는 달러를 각각 사고 판다는 점에서 정책효과가 상쇄할 수 밖에 없다.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양측의 기싸움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도이치은행의 알랜 러스킨 투자전략가는 "자국의 통화를 약화시키기 위한 경쟁에서 BOJ와 연준의 발권 압력 중 누가 더욱 효과적일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값은 22일 뉴욕상업거래소 전자거래 정규장에서 온스당 1298달러까지 올라가며 5번째 사상최고치를 경신했다. 환율을 둘러싼 각국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부각되고 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