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공적(公賊)인가, 공적(公敵)인가?'

머니투데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2010.09.16 12:10
글자크기

[CEO에세이]수명다한 공기업 퇴출시켜야

'공기업, 공적(公賊)인가, 공적(公敵)인가?'


공(公·public)기업은 '공(共·together)기업'이다. 국민과 함께해야 한다. 또 공기업은 '공(貢·tribute)기업'이다.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 한때 국민과 함께하고 사회에 이바지한 공기업이 꽤 있었다. 그러나 실망시키는 공기업이 많아졌다. '공(空)기업'이 있다. '빈'기업, 즉 사명을 수행치 못하는 기업이다. 그래서 놀고먹는 '신의 기업'이라는 조롱을 듣고 있다.

또 '공(恐)기업'이 상당수다. 빚더미 때문에 세금을 잡아먹는 공포스런 기업이라는 뜻이다. 게다가 어리석기 짝이 없는 '공(人+空·어리석을 공)기업'도 있다. 빚으로 성과급을 나눠먹는 어리석고도 뻔뻔한 짓거리를 자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공기업은 '공적'(公賊) 또는 '공적'(公敵)이라는 규탄의 소리가 들린다.



역대 정권마다 공기업 개혁을 늘 부르짖었다. 그러나 이내 용두사미가 되곤 했다. 정권들은 국민을 늘 속였다. 공신이나 친 정권인사들의 낙하산 투하지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비전문가를 앉히다보니 공기업 노조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비밀계약서'가 암암리에 횡행했다.

◇공기업은 낙하산 투하지역?



그래서 공기업 CEO나 감사가 임기 중 한탕 해먹고 튀는 말썽이 늘 있어왔다. 그 분야의 전문가라 하더라도 대체로 '퇴물(?)'들이 공기업 경영자로 가곤했다. 그러니 그들은 노후대책 보강(?)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약점(?)을 토대로 공기업 종업원들은 최상의 보수와 복지를 누렸다. 그런 연고로 '신도 부러운 직장'으로 불린다.

민영화도 항상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주인을 찾아준다는 게 그리 녹록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덩치 큰 독점 공기업을 삼킬 기업은 역시 재벌기업 정도다. 재벌 랭킹이 바뀔 수 있다. 그래서 재벌끼리 견제도 심할 수밖에 없다. 또 빚더미 적자 공기업은 팔리지 않기 때문에 주인을 찾아준다는 게 헛소리다. 이익이 톡톡히 나면 굳이 팔 이유가 없다.

이 정부 들어 한때 실팍한 어떤 공항공사를 외국 펀드에 판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최고 권력층의 혈육이 그 펀드에 근무한다는 소리가 자자했다. 민심이 흉흉해졌다. 슬그머니 사그라졌다. 이런저런 이유로 뭉그적대다가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쳇바퀴일 뿐이다.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다. 국민들은 투자할 곳을 찾고 있다.

◇수명 다한 공기업 퇴출시켜야

왜 알찬 공기업들에 국민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주지 않는지 궁금하다. 또 그 시대적 사명을 다한 공기업도 적지 않다. 수명이 다했다는 얘기다. 그런 공기업들은 과감히 퇴출시켜야 한다.

공기업 성격상 독점기업이 대부분이다. 합칠 일이 아니라 오히려 쪼갤 일이다. 그래서 경쟁시켜야 한다. 최근 보도된 한심한 사례들이다.

궤적1. "국토해양부 산하 19개 기관의 부채는 총 166조원에 달한다. 이중 L공사의 부채는 118조원으로 가장 부채가 많은 산하 공기업이다. 하루 이자만 100억원 이상이다. 그러나 L공사 L사장은 1000억원가량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궤적2. "2년 연속 적자에 올 상반기에도 2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H전력이 9000명의 임직원에게 500% 성과급을 지급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 공기업이 경영실적 평가에서 각각 '우수' '탁월'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공기업을 평가한다는 관변 전문가나 학자들의 꼬락서니들 역시 통탄스러울 뿐이다. '공범'(公犯)이자 '공범'(共犯)들이 아닌가.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