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삼성생명 지분매각 효과 '별로'?

더벨 김은정 기자 2010.09.13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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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차입금 상환에도 투자부담이 상쇄…차입규모 그대로

더벨|이 기사는 09월09일(10:5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가 설비투자 확대 등으로 삼성생명 주식매각에 따른 이점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차입금을 상환해 차입구조를 개선했지만 잇따른 투자부담으로 자금소요가 늘어나면서 총 차입금 규모에 큰 변동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자비용 절감 등의 효과도 얻지 못했다.

신세계 (173,000원 ▲200 +0.12%)는 지속적으로 국내·글로벌 신용평가사로부터 공격적인 투자로 인한 차입부담을 지적 받아 왔다. 삼성생명 상장과 맞물려 차입금 상환을 위한 재원이 마련되면 부채비율 하락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자산 처분이익이 발생하면 차입금 규모를 줄여 연간 약 200억원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지난 4월 삼성생명 주식매각으로 이익이 발생하면 차입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며 신세계의 발행사 및 선순위채권 등급(A3)에 대한 전망을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 했다.

9일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총차입금은 3조8153억원,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3조7100억원이다. 약 1053억원이 줄었지만 올 1분기 기업어음(CP) 등 단기차입금을 갚으면서 줄어든 게 대부분이다.

신세계는 올 2분기 보유하고 있던 삼성생명 주식 중 500만주를 11만원에 처분해 총 5500억원의 자금을 유입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신세계의 총 차입금은 3조7342억원. 2분기 동안 242억원 줄은 셈이다.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은 179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1690억원 줄었고 장기차입금도 1837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2010년 6월 말 기준 유동성 장기부채가 1조4215억원을 기록해 2분기 동안 5463억원이 증가했다. 이 기간 증가한 현금성자산은 1732억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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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관계자는 "올 2분기 주식매각 자금으로 단기차입금을 갚았지만 소매 유통업의 특성상 자금 유·출입이 잦아 재무제표상 차입금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물론 주식매각에 따른 효과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올 상반기 신세계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대한 투자를 계속했다. 이 같은 비용부담을 고려할 때 주식매각 자금으로 차입금을 갚지 않았다면 차입금 규모와 재무부담은 더욱 가중됐을 수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 비해 유형자산 규모가 늘었다는 건 투자가 진행됐다는 의미"라며 "삼성생명 주식매각으로 차입금을 상환하지 않았다면 투자 규모만큼 차입금이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입된 자금으로 재무상태가 호전되지는 않았지만 투자 여건을 확대해줬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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