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중산층 감세 연장…부유층 감세는 No"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0.09.11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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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회복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려"

오바마 "중산층 감세 연장…부유층 감세는 No"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회견을 갖고 "미국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서 빠져나와 개선되고 있지만 개선 속도가 고통스러우리만큼 느리다"고 인정했다.

이어 올해 말로 종료되는 세금감면 조치 가운데 중산층에 대한 감세는 계속 연장하되 연소득 25만달러 이상의 부유층에 대한 감세는 연장할 수 없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이룬 진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가야할 지점에 도달하지 못해 미 국민들이 좌절하고 화를 내고 있는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남긴 구멍이 워낙 컸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이고 민주당이 상·하원의 다수당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당신들이 한 게 뭐냐'고 말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자신이 취임 후 시행한 경기 부양책이 경제에 기여했다며 화살을 야당인 공화당에 돌렸다. 그는 공화당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법안 처리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부유층 감세안이 제외된 감세연장 법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공화당을 겨냥한 듯 "많은 경제학자들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일을 위해서 왜 중산층을 볼모로 잡느냐"며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세금을 깎아주는 것은 잘못된 생각(bad idea)"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화당은 중소기업 지원 법안의 의회 통과를 계속 저지하는 전술을 포기하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정책의 효과에 대해 "필요한 만큼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추가 부양책 필요성을 내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러나 경기부양(stimulus)이란 말을 쓰지 않고 경제계획(economic plan)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현지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양책이란 용어가 경제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것으로 비칠까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와 관련해 지난 5월 기자회견을 가진 후 넉달만에 회견을 자청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사퇴한 크리스티나 로머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후임에 자신의 측근인 오스탄 굴스비(Austan Goolsbee) CEA 위원을 임명했다.

올해 41세인 굴스비는 미 동부의 명문사립고교인 밀턴아카데미를 나와 예일대와 예일대 대학원을 거쳐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카고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2008년 대선 때 오바마를 자문한 백악관 실세 중 한 명이다. 오바마가 "미국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라고 말할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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