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은커녕 범법자인 리더들

머니투데이 이해익 리즈경영컨설팅 대표컨설턴트 2010.09.0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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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에세이]민초를 위한 리더가 아쉬운 시대

여민은커녕 범법자인 리더들


옛말에 인생삼락(人生三樂)이라 했다. 가족이 무고한 것이 첫째 즐거움이요, 하늘과 땅을 향해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 둘째 즐거움이고, 천하의 영재를 얻어 교육하는 것이 세 번째 즐거움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락(樂)을 곰곰이 생각하면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것이 바로 행운인 것이다.

궤적1. 엊그제 노스승을 모시고 식사를 함께 했다. 연세 90세의 고려대 명예교수 여민(與民) 김윤환(金潤煥) 선생님이다. 선생님은 1세대 '경제원론' 베스트셀러 저자셨다. 필자가 다닌 서울상대가 그때는 종암동 고려대 근처에 있었다. 그래서 종종 선생님 강의를 듣곤 했다. 그후 경실련에서 선생님은 경실련 대표로, 필자는 기업평가위원장으로 NGO 활동을 함께 했다.



서울대 총장과 총리를 역임하신 이현재 서울대 명예교수님과 학현(學峴) 변형윤 서울대 명예교수님, 그리고 서예가 일중(一中) 김충현(金忠顯) 선생님과 여민 선생님 등 훌륭한 스승을 만난 것은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여민 선생님은 필자의 건강과 '반성하는 시니어모임'의 활동방향에 대해 애정어린 말씀을 주셨다.

◇냇물은 언젠가 바다를 이루어



그러면서 선생님께서 소장한 1만권의 책을 유한대학에 증정하시면서 기념으로 남긴 '흐르는 물처럼'이란 글을 전해주셨다. 다음은 그 글의 요지다.

"내가 봉직하던 학교에 같은 고향 강원도 홍천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지냈던 국문학계 석학 김민수 교수님이 계셨다. 어린 시절 그 댁에는 서당이 있었다. 나도 잠깐 다녔다. 그래서 그가 한문 공부가 깊은지 아는 나는 어느 날 나의 호를 지어줄 것을 간청했다. 얼마 후 다음과 같은 글을 받았다. '모든 냇물은 끊임없이 흘러 언젠가 넓은 바다에 이른다. 그러나 언덕은 산처럼 높아지려하나 움직이지 못하여 산이 되지 못한다'(百川學海而至于海 丘陵學山而不至于山돚백천학해이지우해 구릉학산이부지우산). 양자(楊子)의 경구였다. 이 글 중에서 두 글자를 따서 나의 호는 지천(至川)이 되었다.

나는 물처럼 겸허히 살리라고 마음먹었다.


그후 경실련 대표시절 함께 활동한 한문에 능통한 리즈경영컨설팅의 강재(崗齋) 이해익 대표가 여민(與民)이라는 호를 지어주었다.

◇물은 모든 것과 싸우지 않고

'노자의 말씀입니다. 뛰어난 지도자는 무위자연의 도로 나라를 다스리기 때문에 백성들은 그가 있는 줄조차 모릅니다(太上 不知有之, 태상 부지유지). 그 다음은 친하게 지냅니다(其次 親之譽之, 기차 친지예지). 그 다음은 법과 형으로 다스리기 때문에 백성들은 그를 무서워합니다(其次 畏之侮之, 기차 외지모지). 법치주의(法治主義)의 한계를 극명히 옛 성현은 가르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노자에 따르면 임민(臨民, 군림하는 것) 치민(治民, 다스리는 것)은 처하(處下, 아래에 있음)입니다. 여민(與民, 백성과 더불어 삶)이 으뜸입니다. 평소 민초를 위해 애써오신 선생님을 기리고 소탈하신 성품을 사모해서 감히 아호를 드립니다.'

지천이 나의 인생관을 함축한 것이라면 여민은 과대평가된 것이기는 하지만 나의 살아온 길을 함축한 것으로 사료된다."

궤적2.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이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등으로 낙마했다. 청년실업 속에서 외교부 장관 딸이 부정하게 외교부에 특채되는 세상이다. 여민은 고사하고 치민도 못할 위인들이다. 기업 CEO들도 마찬가지다. 자격미달자들은 자진 사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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