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결제은행(BIS)의 세계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438억 달러로 전세계 외환시장의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외환거래 비중은 5.4%(2007년 기준)로 경제구조가 유사한 일본 10.6%의 절반 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이웃 대만 5.8%와 비교해도 작은 수준이다.
반면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중 주식투자 비중은 39.0%로 신흥국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 외환의 급격한 유출입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얘기다. 주식투자 비중이 50%를 넘어선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상반기 국가부도 위험이 큰 국가로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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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적정 외환거래규모를 산정할 순 없지만 경제 규모에 비춰봤을 때 우리나라의 외환거래 규모는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며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외은지점에 몰려 있는 거래주체를 다양화하고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외환거래(현물환, 선물환, 외환스왑)에서 외은지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48.5%나 됐다. 외환파생거래를 따질 경우엔 66.5%로 과반을 넘어선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외환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개인 비중이 낮아 외국인의 움직임에 반대 포지션을 취할 세력이 약해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의 외환거래를 늘리기 위해 FX마진 거래를 보다 활성화 하고 △제2금융권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늘리는 추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계 외환시장 거래규모는 하루 평균 4조 달러로 3년 전에 비해 20% 증가했다.
특히 거래주체별로는 대(對) 기타금융기관 거래비중이 48%로 처음으로 은행간 거래비중(39%)보다 컸다.
또 비거주자와의 대외(cross-border) 거래비중이 3년 전 62%에서 이번엔 65%로 늘어 외환시장 거래의 글로벌화가 진전됐다는 평가다.
통화별로 미국 달러화의 거래비중이 84.9%(200% 기준)로 유로화 출범 후 소폭의 하락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거래 비중은 2001년 89.9였던 게 2004년 88.0%, 2007년 85.6% 등으로 하락세다.
유로화 거래비중은 39.1%로 3년 전 37.0%에 비해 소폭 늘었다. 원화 거래 비중은 1.5%로 2001년 0.8%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원화를 포함한 신흥시장국 통화의 거래비중도 14.0%로 3년전 12.3%에 비해 상승했다.
거주를 기준으로 하는 국가별 거래 비중은 영국(36.7%), 미국(17.9%), 일본(6.2%), 싱가포르(5.3%), 스위스(5.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