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환시장 하루 438억弗 거래, 세계전체의 0.9%

머니투데이 김창익 기자 2010.09.0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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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GDP대비도 5.4%에 불과, 환율 안정 위해 외환시장 확대 시급

경제규모와 비교한 우리나라 외환거래 규모가 일본·대만 등 경제 구조가 비슷한 이웃 나라들에 비해 턱없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외화 자금의 유출입에 원달러 환율이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으로, 외환시장 규모를 일정 정도 이상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결제은행(BIS)의 세계외환 및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438억 달러로 전세계 외환시장의 0.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규모는 3년 전 조사 때 352억 달러보다 24% 늘었고, 비중도 0.1% 포인트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느는 추세다. 국가별 순위도 조사대상 53개국 중 13위로 다섯 계단 올라섰고, 거래 규모가 러시아·인도·중국·대만·멕시코 등 신흥시장국뿐만 아니라 룩셈부르크·벨기에·이탈리아·스페인·노르웨이· 오스트리아 등 일부 선진국보다 크다.

서울외환시장 하루 438억弗 거래, 세계전체의 0.9%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규모와 비교한 외환거래 규모는 아직 작은 편이다.



2009년 말 기준 우리나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8300억 달러로, 세계 전체 58조 달러의 1.4%를 차지했다. 단순히 경제 규모와 비교하면 외환 거래 규모가 200억 달러 가량 늘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GDP 대비 외환거래 비중은 5.4%(2007년 기준)로 경제구조가 유사한 일본 10.6%의 절반 정도 수준에 불과했다. 이웃 대만 5.8%와 비교해도 작은 수준이다.

반면 한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 중 주식투자 비중은 39.0%로 신흥국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 외환의 급격한 유출입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는 얘기다. 주식투자 비중이 50%를 넘어선 리투아니아는 지난해 상반기 국가부도 위험이 큰 국가로 거론됐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적정 외환거래규모를 산정할 순 없지만 경제 규모에 비춰봤을 때 우리나라의 외환거래 규모는 아직 미약한 수준"이라며 "외환시장의 안정성을 위해서는 외은지점에 몰려 있는 거래주체를 다양화하고 규모를 키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분기 기준 국내 외환거래(현물환, 선물환, 외환스왑)에서 외은지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48.5%나 됐다. 외환파생거래를 따질 경우엔 66.5%로 과반을 넘어선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 외환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개인 비중이 낮아 외국인의 움직임에 반대 포지션을 취할 세력이 약해 리스크에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의 외환거래를 늘리기 위해 FX마진 거래를 보다 활성화 하고 △제2금융권의 참여를 실질적으로 늘리는 추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계 외환시장 거래규모는 하루 평균 4조 달러로 3년 전에 비해 20% 증가했다.
특히 거래주체별로는 대(對) 기타금융기관 거래비중이 48%로 처음으로 은행간 거래비중(39%)보다 컸다.



또 비거주자와의 대외(cross-border) 거래비중이 3년 전 62%에서 이번엔 65%로 늘어 외환시장 거래의 글로벌화가 진전됐다는 평가다.

통화별로 미국 달러화의 거래비중이 84.9%(200% 기준)로 유로화 출범 후 소폭의 하락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거래 비중은 2001년 89.9였던 게 2004년 88.0%, 2007년 85.6% 등으로 하락세다.

유로화 거래비중은 39.1%로 3년 전 37.0%에 비해 소폭 늘었다. 원화 거래 비중은 1.5%로 2001년 0.8%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원화를 포함한 신흥시장국 통화의 거래비중도 14.0%로 3년전 12.3%에 비해 상승했다.



거주를 기준으로 하는 국가별 거래 비중은 영국(36.7%), 미국(17.9%), 일본(6.2%), 싱가포르(5.3%), 스위스(5.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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