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차 멀미'는 없을까?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10.08.2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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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과학상식]상하운동이 적어 뇌 혼란 가능성도 적기때문

'여행.' 매일 반복되는 일상을 잊고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하는데 '여행'만큼 좋은 특효약도 찾기 어렵다.

즐거운 마음으로 떠난 여행, 하지만 '멀미'라는 복병을 만나게 된다. 그 순간부터 여행길은 고생길이 된다. 해외여행을 위한 비행기에서, 섬으로 향하던 배에서, 강원도 설악산으로 가는 승용차나 버스안에서 멀미를 만나면 가는 길은 물론, 도착해서도 한동안 녹초가 돼 흥이 안난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일이 있다. 비행기 멀미, 자동차 멀미, 배 멀미 등은 매우 익숙한데 기차 멀미는 생소하다. 다같은 교통수단인데 기차에서는 멀미가 일어나지 않는 것일까.



멀미는 우리 귓속 세반고리관 안에 있는 림프액에 의해 얻어진 정보와 눈으로 보는 시각 정보가 불일치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예컨대 시각 정보는 정지돼 있는 상태인데 림프액 정보는 흔들리는 상태라면 멀미가 일어나는 것이다. 자동차 안에서 책을 읽을 때 시각적으로는 몸이 거의 정지돼 있는데 림프액은 몸이 전후좌우, 상하로 움직이고 있다고 뇌에 보고하기 때문에 뇌가 균형감각을 잃게 되고 멀미가 난다. 따라서 멀미가 났을 때 창밖을 응시하라는 것은 눈으로도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기차에서는 책을 읽는 사람, 삼삼오오 모여 게임 등을 즐기는 사람이 많음에도 멀미를 하는 사람을 보기 힘들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은 보행을 하면서 전후좌우의 움직임에는 적응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상하운동에는 비교적 익숙하지 않다.

자동차나 배, 비행기는 전후좌우 운동과 함께 상하운동도 많다. 차멀미보다 배멀미가 심한 이유 역시 배는 파도 등에 의해 상하운동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평한 레일위를 달리는 기차는 상하운동이 많지 않다. 즉 기차는 사람에게 익숙한 전후좌우의 움직임이 많은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멀미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적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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