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들어선 누군지 잘 모를 수 있다. 좀 오래된 과거의 사람들이기에. 하지만 시대를 초월해서 우리가 기억해둘 사람들이다. 이들 세 사람은 유명한 운동선수다. 그냥 유명한 정도가 아니라, 스포츠의 역사를 바꿔놓은 혁신적인 주인공들이다. 모두 올림픽 금메달을 딴사람인데, 이들이 가진 탁월한 운동능력 보다 역발상이자 창의력 덕분에 금메달을 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운동선수가 신체적 능력이 아니라 머리 써서 이겼다고? 맞다. 그들이 머리를 쓰지 않았다면 결코 금메달은 못 땄을 것이다.
먼저, 백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 육상 100m 결승 경기 출발선에 유독 한 선수만 다른 자세로 있었다. 모두가 서서 달릴 자세를 취하고 있는 반면, 한 선수만 머리를 숙이고 엉덩이는 치켜세운 채 출발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로선 아주 별난 자세를 한 그 선수가 바로 근대 올림픽 육상 100m 첫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토머스 버크다. 그가 취한 자세가 바로 지금은 모든 육상선수가 사용하는 '크라우칭 스타트' (crouching start·웅크린 채 출발하는 기법)였다. 육상의 새로운 혁명을 가져온 방식이자, 기존의 방식을 과감히 뒤집은 역발상이었다. 지금은 누구나 그렇게 스타트를 하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그렇게 하지 않았었다. 토머스 버크가 기존의 고정관념이자 관성을 깨버리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낸 셈이다.
셋 중에선 가장 최근의 일이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높이뛰기에선 딕 포스베리(Dick Fosbury)에 의해 새로운 세계신기록과 함께 충격적인 장면이 나왔다. 최초로 2미터 벽이 뚫리며 2.24m라는 엄청난 기록이 만들어졌는데, 사람들은 기록보다 그가 뛰는 모습에 더 충격을 받았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앞으로 엎어져 가슴뛰기 형태로 높이뛰기 바를 넘거나, 가위뛰기 형태로 바를 넘고 있었는데 포스베리 만 몸을 눕혀서 등으로 바를 넘었기 때문이다. 당시 어느 누구도 그런 자세로 바를 넘지 않았다. 포스베리가 배면뛰기를 하기 이전의 높이뛰기에는 오로지 정면뛰기만 있었다. 하지만 그 후론 높이뛰기에서 배면뛰기가 아닌 정면뛰기를 하는 선수는 사라졌다.
역발상은 분야를 막론하고 혁신의 성과를 안겨준다. 이들 세 명은 스포츠에서도 창의력이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존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에는 새로운 기회가 있고, 어떤 식으로 어떻게 무너뜨리느냐가 바로 창의력인 것이다.
역발상은 말 그대로 기존과 다른 발상을 하는 거다. 선입견과 고정관념, 관성에 치우치지 않은 발상으로, 물리적으로 반대로 뒤집어보거나, 관점이나 입장을 바꿔보거나, 기존의 진리를 과감히 부정해보거나 하는 거다. 에디슨에게 밤은 원래부터 어두운 것이었고 어둡다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만 있었다면 전구를 발명할 수 있었을까? 이렇듯 부정은 새로운 사고의 전환을 낳고, 새로운 창조도 낳는다. 심지어 스포츠에서도 창의성과 역발상이 놀라운 가치를 발휘하는데, 비즈니스에선 오죽하겠나. 혁신은 천재들의 몫이 아니라 과감한 사람의 몫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당신의 생각을 더 과감하게 뒤집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