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둔화 도미노 공포..세계증시 휘청

머니투데이 뉴욕=강호병특파원 , 조철희기자 2010.08.12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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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뉴욕증시도 2%넘게 하락, 안전자산 일제랠리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고조되며 세계증시가 휘청거리고 있다. 10일 美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하 연준)가 경기판단을 하향한데 이어 차이나 쇼크가 겹치며 세계경기 둔화 도미노가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됐다. 일본 경제도 엔고의 후유증을 나타내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아시아, 유럽증시 급락에 이어 개장하자 마자 수직하락 오후에도 낙폭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오후 3시9분 현재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50포인트, 2.37% 떨어진 1만392를, 나스닥지수는 67포인트, 2.94% 빠진 2210를, S&P500지수는 30.6포인트, 2.73% 하락한 1090을 나타내고 있다. 3대지수 모두 전년말 수치 밑으로 내려왔다.

"설상가상" 美 연준 경기판단 하향이어 중국 경기둔화 신호



전날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팅에서 경기판단을 하향조정했다."경기회복세가 최근 느려졌고 앞으로도 회복세가 생각보다 더딜 것"이라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이어 중국 내수경기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으로 발표되면서 글로벌 경기가 연쇄적으로 둔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됐다.

전날 뉴욕증시는 15개월만에 양적완화를 소규모로 재개키로 한 의미가 높이 평가돼 급락을 피해갔다. 그러나 중국 경제지표가 나온 후엔 연준의 신속한 조치보다 경기판단을 하향한 것 자체에 무게가 실리며 공포감을 키웠다.


중국 통계국은 11일(한국시간) 7월 중국의 산업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와 일치하는 기록이지만 전달의 13.7% 증가에 못미치는 것이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중국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17.9% 증가했다.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 18.5% 증가를 하회하는 것이며 전달 18.3% 증가보다 증가폭이 둔화된 기록이다. 10일 발표된 7월 중국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22.7% 증가, 시장 전망치 30%나 6월의 34.1%보다 낮았다.

선진국 및 신흥시장 경기 둔화 악순환 우려 증폭

중국의 산업생산, 소매 둔화폭 자체는 그리 큰 것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시작된 경기둔화가 중국 등 신흥시장으로 파급되고 이것이 다시 미국,EU,일본 등 선진국경기를 끌어내리는 악순환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됐다.

설상 가상으로 이날 발표된 미국 무역수지 적자도 수출둔화 속에 예상보다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나 2분기 경제성장률이 당초 보다 더낮게 수정될 가능성도 점쳐졌다. 마켓워치가 이날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잠정 연2.4%로 발표된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연 1.3%로 뚝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6월 미국 수출액은 전달 1524억 달러에서 6월 1505억 달러로 1.3% 감소했다. 반도체, 컴퓨터 등의 출하량이 줄어든 영향이다. 신흥시장이나 EU 경기둔화로 미국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반면 6월 미국 수입액은 2003억 달러로 전달 1944억 달러대비 3% 늘어났다. 통신장비, 자동차, 제약, TV, 가구 등 소비재 수입이 늘어난 때문이다. 수입 증가는 미국 소비회복을 시사하는 신호지만 다른 한편으로 무역적자를 늘려 미국 성장률을 깎아먹는 효과가 있다.

더욱이 늘어난 수입의 행방이 묘연해 2분기 성장률 하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2분기 소매판매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봐서 늘어난 수입이 재고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재고지표 또한 뚜렷한 증가를 보이지 않아 수입이 어디로 갔는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미국의 6월 무역수지 적자가 499억 달러로 전달대비 19%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10월이후 최대 적자다. 또 블룸버그 집계 전망치 421억 적자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엔고 후유증.. 일본경제에 대한 우려도 증폭

설상가상으로 일본 경제에 대한 우려도 가중됐다. 일본의 6월 기계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2.2% 감소했다. 전월과 대비해서는 1.6%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각각 1.5%, 5.4% 상승을 점친 블룸버그 집계 전문가 예상치를 하회한 기록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14년래 최고치인 85엔 붕괴를 위협할 정도로 엔고가 가중되면서 수출을 중심으로 일본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ㆍ중ㆍ일 3국의 연쇄적 경기둔화 징후로 아시아증시가 먼저 타격을 입고 이어 유럽, 뉴욕이 급락의 파고에 휩쓸렸다. 니케이 225평균주가는 2.7%급락했고 한국 코스피는 전일대비 22.94포인트(1.29%) 하락한 1758.19로 거래를 마감했다. 항셍지수는 0.83%,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즈 지수는 1.17% 빠졌다.

이날 영국 FTSE지수는 이날 2.44%, 독일 DAX지수는 2.10%, 프랑스 CAC40지수는 2.74% 하락마감했다.

달러,엔,미국채, 금값 등 안전자산 일제 랠리, 유가는 급락

이같은 주가하락과 반대로 안전자산 4총사인 달러, 엔, 금값, 국채값은 일제히 올랐다. 이는 전세계 경제가 침체될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양상이다.

이날 10년만기 미국채수익률은 0.07%포인트 추가하락, 2.70%를 나타냈다. 이는 2009년3월 이후 15개월만 최저치다(가격강세). 2년물 미국채 수익률은 연 0.51%로 사상최저수준에 머물고 있다.

달러와 엔은 강세를 지속했다. 전날 1.31달러를 기록했던 유로화는 1.28달러대로, 1,58달러대를 유지했던 파운드화는 1.56달러대로 폭락했다.

오후 3시2분 현재 유로/달러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0.0293달러, 2.22% 급락한 1.2883달러에, 파운드/달러환율은 0.0175달러, 1.10% 내린 1.5673달러를 기록중이다.

엔화는 이날 런던시장서 달러에 대해 14년래 최고치인 84.81엔에 근접하기도 했다. 뉴욕시장에서는 85엔대로 다시 올라 달러당 85.25엔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해 달러화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거래일 대비 1.45포인트, 1.8% 급등한 82.25를 나타내고 있다.

금값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전거래일 대비 온스당 1.2달러, 0.1% 오른 1199.20달러로 정규거래를 마쳤다. 다만 달러강세와 온스당 1200달러 경계심리로 상승은 제한됐다.

유가 등 위험상품 자산은 주가와 함께 급락세례를 맞았다. 9월물 WTI경질유 선물가격은 이날 배럴당 2.23달러, 2.8% 하락한 78.0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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