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1등의 비애? 몰리는 펀드환매 '부메랑'

머니투데이 김성호, 전병윤 기자 2010.08.0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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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펀드유출 상위 10위내 8개, 점유율 지속 감소… 업계 관계자 "쏠림해소 긍정적"

주식형펀드의 독보적 1위로 군림해 온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근 펀드 환매기를 맞아 시장 점유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증시 활황기에 자금이 밀물처럼 몰린데 따른 부메랑 효과에다 주요 판매처였던 국민은행이 미래에셋의 펀드 판매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20,500원 ▼150 -0.7%)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7월31일 공모펀드 기준)은 23조90억원으로 전체 63조3273억원의 36.3%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영향력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올 초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29조758억원으로 전체 40.7%에서 1월 말 40.2%로 줄었고 2월 말에는 39.5%로 떨어져 40%를 밑돌았다. 이후 3월39.0%, 4월 38.5%, 5월 37.3%, 6월 37.0% 등 시장 비중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가 상승으로 차익실현 펀드 환매가 전반적으로 일어난 상황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은 셈이다.

해외펀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펀드 설정액은 11조6542억원으로 전체 해외펀드에서 25.0%를 차지했다. 연초 25.6%를 기록했던 비중은 조금씩 줄었다.

미래에셋, 1등의 비애? 몰리는 펀드환매 '부메랑'


펀드별로 살펴보면 이런 모습은 더욱 뚜렷하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중 자금 유출이 가장 큰 펀드 상위 10개를 살펴본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가 무려 8개를 차지했다.


'미래에셋 인디펜던스주식형K-2운용C'가 연초 이후 6218억원 빠져나갔고, '미래에셋 3억만들기솔로몬증권투자신탁1주식'(-5684억원), '미래에셋 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 1'(-5039억원) 등에서 자금 유출 폭이 컸다.

순유출 상위 10개 펀드 가운데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 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주식모'(-6132억원), KTB자산운용의 'KTB 마켓스타증권투자신탁주식운'(-5632억원)펀드가 포함됐다.

해외펀드는 '슈로더브릭스증권자투자신탁E(주식)(-4274억원)과 '신한BNPP 봉쥬르차이나증권투자신탁2주식종류'(-2546억원)가 연초 이후 자금 유출이 가장 많았고 '미래에셋 차이나솔로몬증권투자신탁1주식'(-2455억원)과 '미래에셋 아시아퍼시픽인프라섹터증권투자신탁1주식'(-1738억원)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운용 성과의 문제라기보다 증시 활황기에 미래에셋으로 돈이 몰렸던 탓에 환매도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판매를 주도했던 국민은행이 금융위기 후 위험 관리 차원에서 미래에셋의 비중을 줄인 점도 영향을 줬다.

실제로 지난해 말 국민은행의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판매 규모는 10조3706억원으로 전체 판매사 가운데 19.0%였으나 6월말에는 8조4143억원으로 17.7%로 줄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3년 전 코스피 1700 언저리에서 미래에셋으로 몰렸던 자금이 원금을 회복한 후 빠져나가고 있다"며 "쏠림현상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자산운용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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