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LH 불협화음,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 몫'

이유진 MTN기자 2010.07.2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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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경기도 성남시 구도심 재개발 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하면서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행사인 LH가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인데, 성남시와 LH의 불협화음에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됐다고 토로하고 있습니다. 이유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성남시 신흥2동 일대입니다.

2000년부터 이 지역에 재개발을 추진 중이던 한국토지주택공사, LH가 며칠 전 돌연 사업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사업시행인가까지 받고 시공사를 선정하기 직전에 터진 사태에 주민들은 당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종선/ 신흥2구역 주택재개발 주민대표위원장
"사실상 주민대표로서 당혹스러운 것이 성남시에도 미리 말도 안하고 일방적으로 결정을 해버려서......"

시공사 수주 준비를 위해 사무실을 차렸던 건설사들은 주말 사이 모두 철수해 버렸습니다.


이주를 준비 중이던 세입자들도 갑작스런 소식에 난처하긴 마찬가집니다.

LH는 순환재개발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판교신도시 내에 철거민용 임대주택을 이미 지어놓은 상탭니다.

[인터뷰] 신순자/ 신흥2구역 세입자
"웬만하면 임대아파트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또 안된다고 하니까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LH가 재개발 사업 중단을 선언한 곳은 이곳 신흥 2구역을 포함해 중동 1구역과 금광 1구역, 수진2구역 등 총 4곳입니다.

LH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대금으로 사업비를 충당할 수 없는데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더 이상 사업을 추진할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최근 성남시가 판교특별회계 5천2백억 원을 갚지 못하겠다고 선언한 데 대한 보복조치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인터뷰] 신흥2구역 조합원
“이제서야 못하겠다고 손드는 건 말이 안되는 소리고, 시에서 모라토리엄 선언한 것 때문에 그러는 것 같은데......LH에서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듭니다.”

성남시와 LH는 판교 모라토리엄 선언과 재개발 사업은 관련이 없다고 수습하고 나섰지만 해당지역 주민들은 LH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는 등 반발하고 있습니다.

성남시와 LH 두 기관의 불협화음 때문에 10년 동안 재개발을 추진해온 주민들만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습니다.

머니투데이방송 이유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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