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정상화, 첫걸음은 뗐지만…

더벨 강종구 기자, 한희연 기자 2010.07.12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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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K Watch]

더벨|이 기사는 07월09일(21:2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김중수 총재는 '전격적인' 금리인상이라는 표현이 억울했던 모양이다. 그동안 자신이 어떻게 통화정책을 할 것인지 다 예고했다고 주장한다.



"전격적으로 올렸다고 그러는데 제가 4월에 처음 취임하면서 말씀드렸던 것이 대외경제상황을 보면서 결정한다는 것을 말씀을 드렸고, 5월에 말씀드릴 때 지금부터는 금융위기 당시의 상황과는 변화가 있을 수 있다 하는 의미에서 ‘당분간’이라는 단어를 뺐었고, 지난 6월의 경우에는 물가안정 기조를 유지한다는 것을 집어넣었습니다.

이런 일련의 변화과정을 볼 때 우리가 어떤 형태의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다 하는 것을 미리 사전에 예고를 했었기 때문에 저는 전격적으로 금리인상을 결정했다 이렇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는 저는 크게 동의하고 싶지는 않고요"



사실 전격적인 인상이라고 할 것도 없다. 대부분 시장참여자들은 8월 금리인상을 예상했다. 그저 한달 당겨졌을 뿐이다.

예상대로 이달엔 동결하고 8월에 인상을 한다고 쳐도 달라질 게 거의 없다. 이달에 동결을 했다면 '당분간의 삭제(5월), 인플레이션 압력(6월)에 이어 보다 직접적인 형태의 시그널을 해야 했을 것이다. 그럼 시장은 8월 인상을 미리 반영해 움직였을 것이다.

또 금리인상을 시장이 반영할 것도 따지고 보면 별로 없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미루고 미뤄도 경기가 살아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시장금리는 금리인상을 먼저 반영해 움직였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7월 금리인상은 뒷북인 셈이다.


시장 추수적인통화정책은 아무래도 김중수 총재의 신념과 닿아있는 느낌이다. 한은이 시장보다 앞서 나가지 않겠다는 게 총재의 약속이다.

"시그널이라는 것은 그냥 일방적인 것보다는 항상 시장에서의 기대를 반영하는 그런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시장과의 소통이라는 것은 항상 저희가 해야 되는 것이고 그런 시각에서 결코 누구를 놀라게 한다든지 이렇게 하면서 결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추수적인 통화정책이 시장에 충격을 줄 리 없다. 8일 채권금리가 결국 보합으로 마감한 것도 금리인상이 이미 반영된 재료이기 때문이다. 약발이 있을 리 없다.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당장의 시장 컨센서스는 중기적으로 3%까지는 간다는 것이다. 징검다리로 격월에 한번 올린다고 가정하면 올해는 9월에 한번 11월에 한번, 그리고 내년 1월이 된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그러한 경로를 염두에 두고 있더라도 김중수 총재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 경로를 어김없이 밟아갈 가능성도 거의 없다.

저금리의 수정을 위한 금리인상, 다시 말해 출구전략이라면 경기를 다소 희생하더라도 금리를 올릴 수 있다. 모든 경제지표와 여건을 모두 확인하고 고려해 금리를 결정할 수 없다.

그러나 매달 열리는 금통위마다 대내외 경기와 인플레 압력을 고려해 금리결정을 하겠다는 자세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경기하방위험은 언제 어느 때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줄 모르는데, 그 강도와 영향을 금방 알아채기는 어렵기 때문에 신중해 질 수 밖에 없다.

금통위가 중기적인 통화정책 방향을 정하지 않았다면, 매달 6명(충원이 되면 7명)의 금통위원이 인상을 할지, 동결을 할지 합의를 해야 한다. 그동안 1년 이상을 봐 왔듯이 보통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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