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폭스콘, 또 자살기도.. 임금 인상으로 입막음 나서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0.05.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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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 자살 사건으로 전 세계적 이목을 끌고 있는 중국 폭스콘 선전 공장에서 또 근로자의 자살 시도가 빚어졌다.

28일 현지언론들에 따르면 전날 새벽 25세의 한 남성 근로자가 흉기로 손목을 그어 자살을 기도했다. 올해들어서만 이 공장에서 일어난 12번째 자살 시도로 이중 10명이 목숨을 끊었다.

연쇄자살 사건으로 이 공장에 하청을 주는 애플, 휴렛팩커드 등이 직접 조사에 나서고 모기업인 대만 훙하이(鴻海) 그룹의 궈타이밍 이사장이 26일 대규모 미디어투어를 하며 무마에 나선 후에만도 벌써 2명째 자살시도이다. 이 중 궈타이밍 방문 당일 투신한 1명은 숨졌다.



한편 잇단 자살로 몰린 대만 훙하이 그룹은 우선 임금 인상부터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훙하이 대변인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임금 인상을 위한논의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하지만 임금 인상 논의는 최근 자살 사건과는 무관하며 일부 대만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최저 임금을 20% 인상할 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일단 임금 인상과 자살이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훙하이의 이번 발표가 자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가다.

신화통신과 인민일보 등 중국 매체와 대만 언론은 최근 연이은 훙하이 근로자들의 자살이 열악한 근로조건과 임금체계와 관련이 있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중국 광둥성 선전시 소재 폭스콘 공장의 한 달 평균 임금은 900위안이다. 이 정도 수준의 임금으로는 일상적 생활이 힘든데 초과 근무를 할 경우 평소 근로시간 대비 1.5배의 임금을 줘 직원들을 격무에 시달리게 했다는 평가다.


애플과 델, HP 등 굴지의 IT 기업 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생산하는 공장의 특성 상 보안 유지를 위해 직원들에 대한 감시가 지나칠 만큼 철저하다는 점도 비판에 도마에 오른다.

지난해에는 25세의 한 근로자가 아이폰 시제품을 분실 사건과 관련, 회사의 조사를 받던중 투신자살하기도 했다.

한편 훙하이 그룹의 주가는 대만 증시에서 최근 한 달간 16.3% 급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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