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단독중계'로 배불리기 '급급'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10.05.2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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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단가 높이고 거리응원에 돈매겨.."국민에 부담 전가" 비판

SBS (21,900원 ▼200 -0.90%)가 '남아공월드컵' 특수를 앞세워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에 6월 광고비를 1300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거리응원으로 '돈벌이' 하는 것도 모자라 방송광고까지 싹쓸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7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SBS는 코바코에 1300억원의 광고비를 책정해줄 것을 요구한데 이어, 최근 광고주를 대상으로 하는 모임에서 6월의 광고매출 목표는 1200억원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방송3사의 합친 광고매출액은 1500억원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SBS의 '1200억원'이라는 목표액은 방송광고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SBS의 4월 광고매출은 방송3사 가운데 가장 작은 365억원이다. 5월 광고매출 추정치는 400억원으로, 만약 SBS가 6월에 목표액인 1200억원을 달성하게 된다면 평상시 매출의 서너배를 '월드컵'을 이용해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
 
코바코 관계자는 "방송사가 광고재원을 요청한다고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없다"면서 "광고재원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예상시청률, 광고주 수요 등 영업환경, 프로그램 편성 시간대, 제작비 등 여러가지가 감안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2006년 독일월드컵때 방송3사의 광고시장 규모는 800억원이었다"면서 "현재 월드컵 광고재원 산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BS 관계자는 코바코에 광고재원을 요청했는지에 대해 즉답을 피하는 한편 광고매출 목표에 대해서도 "기업의 영업비밀이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답변했다.
 
코바코는 지상파방송사의 광고영업을 대행해주는 곳으로, 수주한 광고를 방송3사에 적절히 배분하는 역할도 한다. 광고액수는 프로그램 제작비용이나 시청률 등을 감안해 단가를 결정하고 있다.
 
월드컵을 이용한 SBS의 '돈벌이'는 방송광고에 그치지 않고 있다. 길거리응원이나 호텔, 식당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월드컵 중계를 보려면 비용을 내라는 요구하고 있어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이른바 '공공시청권(PV)'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SBS는 이에 대해 "서울광장에서 월드컵 중계 등 상업적 사용을 하기 위해서는 공공시청권료를 내야 한다"며 "이는 국제축구연맹(FIFA)와의 계약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공시청권료의 상당부분은 SBS가 FIFA로부터 사들인 중계권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계권료 이외에 추가로 받는 공공시청권료는 SBS와 FIFA가 나눠갖는 구조라는 게 방송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독점중계가 가져다준 폐해"라며 "공동중계를 했을 때는 전혀 문제되지 않았던 길거리응원이나 단체 응원이 SBS가 단독중계를 하면서 '돈벌이용'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6년 독일월드컵이 열리던 당시에는 한국방송협회가 공공시청권료를 행사할 수 있었지만 축제분위기를 감안해 행사하지 않았다. 지상파방송사 한 관계자는 "FIFA 규정상 공공시청권이 정의돼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중계권속에 공공시청권도 포함돼 있다"면서 "한국도 그 중 하나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BS가 돈을 벌기 위해 이를 행사하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SBS가 단독계약을 위해 높은 중계권료를 제시한 만큼 이 비용을 전가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같은 비용 부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광고단가가 높아지면 광고주 부담도 커지게 돼서 결국, 소비자가 그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지상파방송사 관계자는 "SBS가 시장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지나치게 광고단가를 높이고 상업성을 추구하는 것은 문제"라며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SBS가 광고를 독점하면 다른 매체에 피해가 갈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도 손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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