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과욕에 월드컵 인터넷중계 '무산 위기'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김성지 기자 2010.05.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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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대비 4배 달하는 20억 요구...·인터넷업체 "난색"

남아공월드컵 단독중계 방침을 강행하고 있는 SBS가 포털업체 등에 과도한 인터넷 중계료를 요구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통한 월드컵 중계가 자칫 무산될 위기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털3사와 '아프리카TV'를 운영하는 나우콤은 SBS와 월드컵 인터넷 중계에 대한 협상에 나섰지만 중계료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협상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업체들이 협상에 난색을 표시하는 이유는 과도한 중계료 때문이다. SBS는 인터넷업체에게 월드컵 중계료를 평균 20억원 가량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동계올림픽 인터넷 중계료의 약 4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그러나 동계올림픽과 유사한 수준에서 중계료를 책정하고 있던 인터넷업체들은 SBS의 이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물론 월드컵이 동계올림픽에 비해 관심도가 큰 스포츠 행사지만, 주로 심야시간에 경기가 펼쳐진다는 점에서 동계올림픽과 비슷한 수준의 인터넷 중계료가 책정돼야 한다는 것이 인터넷업체의 입장이다. 동계올림픽은 한국시간으로 낮 시간에 경기가 펼쳐져 인터넷 중계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인터넷업체 관계자는 "좀더 많은 사용자들이 월드컵을 볼 수 있도록 SBS와 협상에 나섰지만 과도한 중계료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월드컵 인터넷 중계가 인터넷업체들에 실익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과도한 중계료를 부담하면서까지 중계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독일 월드컵 인터넷 중계를 하면서 시작된 인터넷업체들의 스포츠중계는 시청권이 제한된 국민들에게 유용한 수단으로 자리잡아왔다. 이후 아시안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이 포털업체를 통해 중계됐고, 지난 2월 열린 동계올림픽은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아프리카TV에서 공동으로 중계됐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인터넷업체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월드컵 중계를 시청하기를 원하는 국민들이 있는 이상 인터넷 중계는 계속해야 하지만 SBS가 모든 스포츠경기를 독점하고 있는 이상, 협상의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면서 "SBS가 계속 인터넷 중계권료 인상을 요구한다면 사용자 편의를 위해 진행하는 인터넷 중계는 SBS의 무리한 요구로 흔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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