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드컵 단독중계로 '날개' 없이 추락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10.05.0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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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들 한달 내내 순매도...3만원대도 위협

SBS (22,300원 ▼350 -1.55%)주가가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 수년간 유지해 온 4만원대가 붕괴된 데 이어 이제는 3만원대도 위협 받고 있다.

1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을 낸 데다 월드컵 단독 중계를 고수하자 기관이 집중 매도한 탓이다. 특히 방송법상 외국인이 단 1주도 보유할 수 없는 터라 기관 물량을 받아줄 만한 뚜렷한 매수 주체도 없다.



SBS, 월드컵 단독중계로 '날개' 없이 추락


3일 SBS는 전 거래일보다 4.39% 하락한 3만3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SBS주가는 지난 3월 31일 수년간 유지해온 4만원대가 붕괴된 데 이어 1개월 내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관은 지난달 1일부터 한 달 내내 단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도 행렬을 이어갔다. SBS는 기관 투자가들이 주로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어서 주가 하락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장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관의 매도 물량을 받아줄 매수 주체가 없기 때문"이라면서 "외국인이 장을 주도하는 상황인데 방송주는 외국인이 보유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SBS가 기관들로부터 '왕따'를 당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월드컵 단독 중계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SBS가 한국 경기를 비롯한 북한, 일본, 호주 등 아시아 경기와 개막전, 폐막전 등 주요 경기를 단독 중계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사실상 공동중개 협상이 결렬됐다.

단독중계를 하게 되면 3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물어야 하고, 연말에 있는 재허가 심사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이 상태라면 SBS는 남아공 월드컵을 제외하더라도 오는 2016년까지 2번의 올림픽과 1번의 월드컵도 단독 중계할 가능성이 높다. 예선 탈락 등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드라마 시청률 부진으로 2분기에도 실적이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주가 약세에 영향을 줬다. SBS는 1분기 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24.3% 감소한 1248억원으로 집계 됐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방송사 경영진이나 직원들의 경우 단독 중계로 인한 득이 많겠지만 주주 입장에서는 기회비용 상실 등을 고려하면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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