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노린다…국내 첫 '이슬람펀드' 출시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10.05.05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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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자산운용, 인덱스펀드 출시

중동의 오일자금을 모아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이슬람펀드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됐다. 금융위기 이후 이슬람금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 첫 이슬람펀드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리자산운용은 최근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유리샤리아컴플라이언트코리아인덱스증권투자신탁(이하 유리샤리아펀드)'의 약관승인을 마쳤다.



'유리샤리아펀드'는 국내 첫 이슬람펀드다. 국내 자금을 이슬람권에 투자하는게 아니라 이슬람권의 오일머니를 끌어와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투자 종목은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맞는 기업에 국한된다. 샤리아는 코란을 바탕으로 한 법 체계 또는 규칙이다.



샤리아는 이자 수수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자와 관련된 영업활동을 하는 은행, 보험업 등에는 투자할 수 없다. 또 카지노, 로또, 복권 등의 도박산업, 게임업체, 이슬람 율법에 따라 도축되지 않은 음식물을 생산하거나 제조, 가공 및 판매하는 육류관련 업체, 담배, 증권 중개 기업 등은 투자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기업을 대상으로 다시 재무제표를 검사해 2차 선별이 이뤄진다.

유리자산운용은 이런 기준에 맞춰 약 75개 기업으로 구성된 '유리샤리아컴플라이언트코리아인덱스'를 개발해 이슬람 자문회사인 '아마니 비즈니스 솔루션'의 승인을 받았다. 아마니 비즈니스 솔루션은 이슬람 상품이나 전세계 주식에 대한 샤리아 적정성을 검토해 승인해 주는 업무를 하고 있다.

오일머니 노린다…국내 첫 '이슬람펀드' 출시


유리자산운용은 다만 펀드의 30% 이하 범위에서 국내 우량채권 등에 투자해 추가 수익을 추구하거나 기업어음, 양도성예금증서, 콜론 등에 투자해 환매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 및 이자소득을 추구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리자산운용은 이 상품을 두바이나 말레이시아 등의 이슬람 자금을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유리자산운용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두바이에서 열린 심포지움에 참석해 상품 설명회를 열었고 조만간 말레이시아 등에 나가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리자산운용은 최소 200억원 정도에서 시작해 2000억원 수준까지 펀드 규모를 키운다는 목표다.

펀드가 이슬람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 등 국내 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다. 판매를 맡은 대우증권과 부국증권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 대우증권 상품기획팀 관계자는 "현재는 마케팅 계획이 없지만 때가 되면 제휴 관계에 있는 말레이시아의 CIMB 투자은행 등을 통해 판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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