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업체 살리기" 미분양 대책 왜 나왔나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10.04.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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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줄도산 위기 우려‥일각에선 '지방선거 의식' 해석도

정부가 주택 미분양 해소 및 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것은 최근 부동산 시장 냉각과 이에 따른 미분양 누적 등으로 주택건설업계가 줄도산 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특히 올 들어 잇따른 성원건설·남양건설 등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도 이런 우려를 증폭시켰다.

우선 정부는 최근 주택 시장이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고 보고 있다. 23일 정부에 따르면 수도권 기존 집값은 지난해 9월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다 지난달 초부터 하락세로 전환됐고 이후 낙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거래량도 지난해 10월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예년보다 적은 수치를 보이며 위축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008~2009년 연간 주택건설은 37만~38만 가구로 2005~2007년 평균(50만 가구)의 74%에 불과했다. 민간부문 공급은 특히 얼어붙은 상황이다. 공공부문의 공급은 2008년 14만 가구에서 2009년 17만 가구로 늘어난 반면 민간부문은 2008년 23만 가구에서 2009년 21만 가구로 줄었다.

청약률과 입주율도 저조하다. 지난달 민간 공급 단지의 청약 경쟁률은 수도권과 지방이 각각 0.02대 1, 0.01대 1에 그쳤다.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 준공된 아파트의 입주율은 58%에 불과하다.



미분양의 경우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11만6000가구로 장기(2000~2009년) 평균 미분양 수치인 7만5000가구 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대형(58%)과 '악성'인 준공후 미분양(43%)이 많아 시장 기능을 통해서는 단 기간 내에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말했다.

때문에 준공 후 미분양이 많고 신규 주택 입주율이 부진한 지방 소재 주택업체의 경영난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신용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던 호남 2위 업체 남양건설도 천안 등 지방 현장에서 미분양이 적체되면서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아울러 최근 업체들이 분양 촉진을 위해 잔금 비중을 높이면서 미입주에 따른 자금부담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주택업체가 줄도산을 할 경우 입주 예정자의 입주지연 등 주거불안이 발생하고 저축은행 등을 포함한 금융권과 하도급업체 등의 동반 부실이 일어날 수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주택 공급기반이 약화돼 수급 불안을 초래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선 정부가 지방 미분양 양도세 혜택 연장 등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것과 관련 지방 경기 활성화는 표면적 이유이고 사실상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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