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이 강해야 4만弗 선진국 앞당긴다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2010.04.1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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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금융강국 KOREA]리스크관리+소비자보호+인력양성+메가뱅크 육성

금융으로 쌓은 바벨탑이 무너졌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두고 한 말이다. 금융 분야가 각종 규제로 인해 쇠퇴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금융이 강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미국이 여전히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것은 금융이 강한 덕분이다. 막강 제조업의 일본이지만, 장기침체를 벗어나 뜀박질을 못하는 것도 금융이 약한 탓이다.



제조업 분야에서 기반을 굳힌 중국은 새로운 금융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막대한 달러 보유액을 토대 삼아 힘을 키우고 있다. 고도의 금융지식과 기술력을 갖춘 국가가 향후 세계 경제패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금융위기가 남긴 교훈이다.

금융이 튼튼하지 못하면 국민경제는 언제라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에 이어 2008년 또 한 차례 뼈저리게 경험했다. 금융이 강해야 나라도 발전한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압축 성장을 통해 실물경제를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그런데 금융경쟁력 순위는 늘 아시아 금융허브를 놓고 경쟁하는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에 크게 밀린다. 금융은 여전히 제조업의 그늘 아래 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장국이 됐지만, 금융 강국의 꿈은 아직도 요원하다.



1인당 국민소득 3만~4만 달러의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해 제조업은 물론 금융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시대적 사명이다. 금융 강국은 국제 금융시장 내 위상과 국가 경제 내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금융시스템의 효율성과 감독당국의 역량도 겸비해야 할 주요 요소다. 금융시장의 효율성을 높여 국제화 수준에 걸 맞는 경쟁력을 갖출 때 비로소 경제 강국의 꿈도 이뤄진다.

머니투데이는 2003년부터 매년 '금융강국 KOREA'를 연중기획으로 보도하고 있다. 금융 경쟁력을 키워 강한 한국을 만들기 위해서다. 올해는 경쟁력 강화 방안을 4개 부문으로 나눠 현주소를 냉정하게 짚어보고,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리스크(위험) 관리, 소비자보호, 대형은행(메가 뱅크) 육성, 금융교육을 통한 인재육성 등이 그것이다.

금융 산업은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 속성 상 그럴 수밖에 없다.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은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며 더욱 극명해졌다. 리스크관리 체계가 제대로 구축된 곳은 살아남고, 소홀히 한 곳은 도태됐다. 아울러 소비자보호 강화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각 국은 위기가 끝나기 전 소비자 보호 제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인력양성도 시급한 문제다. 한국 금융에는 최고 인력이 몰렸지만 현실에만 안주하고 있다. 제대로 된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했다. 차기 금융 리더를 배양할 수 있는 토대 마련이 절실하다. 나아가 몸집 키우기도 관심사다. 금융위기 후 세계 주요 은행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화와 국제화, 겸업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덩치 키우기는 아니다. 세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조합으로 새판 짜기가 이뤄져야 한다.

'금융강국 KOREA'로 가는 디딤돌을 놓기 위해 올해 이 4가지 화두를 던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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