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금융이 강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미국이 여전히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것은 금융이 강한 덕분이다. 막강 제조업의 일본이지만, 장기침체를 벗어나 뜀박질을 못하는 것도 금융이 약한 탓이다.
금융이 튼튼하지 못하면 국민경제는 언제라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에 이어 2008년 또 한 차례 뼈저리게 경험했다. 금융이 강해야 나라도 발전한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압축 성장을 통해 실물경제를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그런데 금융경쟁력 순위는 늘 아시아 금융허브를 놓고 경쟁하는 싱가포르 홍콩 일본 등에 크게 밀린다. 금융은 여전히 제조업의 그늘 아래 있다.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의장국이 됐지만, 금융 강국의 꿈은 아직도 요원하다.
머니투데이는 2003년부터 매년 '금융강국 KOREA'를 연중기획으로 보도하고 있다. 금융 경쟁력을 키워 강한 한국을 만들기 위해서다. 올해는 경쟁력 강화 방안을 4개 부문으로 나눠 현주소를 냉정하게 짚어보고,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리스크(위험) 관리, 소비자보호, 대형은행(메가 뱅크) 육성, 금융교육을 통한 인재육성 등이 그것이다.
금융 산업은 기회와 위험이 공존한다. 속성 상 그럴 수밖에 없다.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은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며 더욱 극명해졌다. 리스크관리 체계가 제대로 구축된 곳은 살아남고, 소홀히 한 곳은 도태됐다. 아울러 소비자보호 강화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각 국은 위기가 끝나기 전 소비자 보호 제도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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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양성도 시급한 문제다. 한국 금융에는 최고 인력이 몰렸지만 현실에만 안주하고 있다. 제대로 된 전문가를 양성하지 못했다. 차기 금융 리더를 배양할 수 있는 토대 마련이 절실하다. 나아가 몸집 키우기도 관심사다. 금융위기 후 세계 주요 은행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화와 국제화, 겸업화에 나서고 있다. 단순한 덩치 키우기는 아니다. 세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조합으로 새판 짜기가 이뤄져야 한다.
'금융강국 KOREA'로 가는 디딤돌을 놓기 위해 올해 이 4가지 화두를 던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