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항공대란' 피해 9.11테러 때보다 심각"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0.04.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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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민간항공기구… 하루 2억달러 비용 발생

-미주 노선 일정 24%만이 소화
-오바마 등 폴란드 조문 취소 잇따라
-일부 지질학자, 추가 폭발 가능성 제기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에 따른 유럽발 항공 대란이 깊어지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대부분 북부, 중부 유럽 공항이 18일까지 비행을 금지할 계획이다.



영국 항공 관제센터(NATS)는 18일 오후 7시까지 공항폐쇄를 연장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유럽항공안전기구인 유로컨트롤(Eurocontrol)은 항공기 운항 금지로 5000대의 비행기가 이날 운행됐다고 설명했다. 보통 일반적으로는 2만2000대가 운행된다. 미국과 유럽을 오가는 미국 항공사 300개의 비행 스케줄 중에서는 24%인 73개 일정만이 소화됐다. 미국과 유럽 노선은 이들 항공사에게 황금노선이다.



"유럽 '항공대란' 피해 9.11테러 때보다 심각"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이날 유럽의 항공 대란이 2001년 9.11테러 이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데니스 차그넌 ICAO대변인은 "정확한 수치는 없지만 결항된 비행편과 공항 불편도에서 2001년 상황을 뛰어 넘었다"며 "재정적으로도 현재 상황은 2001년 당시보다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국제항공운수협회(IATA)는 이번 유럽 공항 비행 금지로 하루 2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이번 비행 금지는 여행 수요뿐만 아니라 유나이티드 파슬 서비스, 페덱스와 같은 운송업체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로컨트롤은 스페인 남부 발칸지역, 남부 이탈리아, 불가리아, 그리스, 터키 등 남부 유럽 지역의 공항들이 영향을 받지 않거나 다시 비행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아시아의 일부 항공사는 유럽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남부 유럽 공항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수송을 시작하기도 했다.

컨티넨탈 항공은 소수 운항을 재개한 공항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항공 스케줄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델타 항공은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도록 기상환경이 나아지면 더 큰 기종을 도입해 항공 수요를 감당할 계획이다.

뉴욕공항 당국 관계자는 일부 항공사들이 "운행이 재개될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대기 인력이 대기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은 지난 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비행 위험을 이유로 레흐 카진스키 폴란드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항공 대란으로 마케도니아 인도 파키스탄 일본 한국 멕시코 뉴질랜드 이집트 캐나다 등 대표단도 조문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항공 대란에 따른 금전적 손실은 유럽 항공사들의 전체 수익에까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미국-유럽 노선에서의 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KPMG의 애슐리 스틸 컨설턴트는 "항공사들이 대서양 횡단 사업에서 가장 큰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일하게 이번 사태의 재정적 피해상황을 집계한 핀에어는 하루 200만유로(270만달러)의 순익 손실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이보다 더 큰 브리티시 항공, 루프트한자 등은 수백만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아이슬란드의 기상학자인 시거런 하인스도터는 "한달 안에 두번째 화산 폭발이 있을 것이라는 신호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면서도 더 강력한 폭발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잠재적으로 지연되거나 폭발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아이슬란드의 화산 폭발이 수개월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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