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SEC기소' 9개월전 알고 있었다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0.04.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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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표 대신 소송 무마 로비

골드만삭스가 미 증권 감독 당국의 기소 추진을 이미 수개월 전 알고 있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17일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골드만삭스가 9개월 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에 대한 민사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이른바 '웰스 노티스'(Wells notice)를 받았으나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골드만삭스는 이를 외부에 공표하는 대신 소송을 무마하기 위해 SEC 임직원들과 접촉한 것으로 밝혔다.



웰스 노티스는 SEC가 회계 조작이나 불법 거래 혐의가 있는 해당 기업이나 개인에게 혐의에 대한 조사나 소송이 진행될 수 있다는 사전 통보, 미리 항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SEC는 16일 골드만삭스를 사기 혐의로 맨해튼 연방법원에 고발했다.



SE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2007년 주택관련 모기지증권(RMBS)을 기초 자산으로 하는 부채담보부증권(CDO) 상품 '아바쿠스'(ABACUS)를 만들었고 대형 헤지펀드인 폴슨앤드컴퍼니는 아바쿠스 판매 과정에 개입했고 숏포지션을 취했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이를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숏포지션은 일종의 선물매도거래와 비슷한 것으로 상품의 가치가 하락할 때 돈을 벌게 된다.

투자 종목은 사실상 폴슨앤 컴퍼니가 선택했다. 가격 하락을 바라는 투자자에게 투자 종목 선택을 맡긴 셈이다.


이 과정에서 골드만삭스는 폴슨앤코의 개입과 하락 베팅 사실을 완전히 숨겼다. 아바쿠스 마케팅 자료에는 ACA 매니지먼트라는 신용위험 평가를 전문으로 하는 제3자에 의해 포트폴리오가 구성된 것으로 적혀 있다.

이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기초 자산 채권가격이 급락하며 폴슨앤코는 150억~200억달러를 벌어들였지만 다른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는 10억달러 이상의 손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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