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韓증시, 최고 투자처" 분석 잇따라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2010.03.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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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한국증시 매력적"..이달 외인 4.8억 순매수 전환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우호적인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발 악재가 잠잠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약해지고 1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한국증시의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 2월 유럽과 아시아 109개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아시아 시장에 대한 투자 의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0%가 앞으로 1년 동안 한국에 대한 자산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다른 아시아 선진시장인 대만(23%), 호주(19%), 일본(12%) 자산을 늘릴 것이라는 응답보다 높은 수치다.

기관투자가의 66%가 한국에 대한 자산 비중을 늘리거나 유지할 것이라고 답한 반면 한국 투자 비중을 줄이겠다는 응답은 4%에 불과했다. 그만큼 한국증시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다.



피델리티측은 "최근 기관투자가에게 아시아 시장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한 가운데 한국은 기관 자금이 아시아지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수혜를 입을 대표 지역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기관은 한국 시장의 최근 회복이 견조한 펀더멘탈을 기반으로 이뤄졌으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BofA 메릴린치증권이 실시한 3월 글로벌펀드매니저설문조사(FMS)에서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지역 증시에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은 지난달 한국증시에 '중립' 의견을 나타냈지만 이달 들어 '비중 확대'로 입장을 바꿨다.

메릴린치는 "지난 달 현금 비중을 늘렸던 매니저들이 미국과 유럽발 리스크가 잠잠해지자 주식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한국과 인도, 호주 등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머징 시장의 자동차와 철강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어 이 분야에서 강한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이치뱅크가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606개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안투자설문(AIS)'에서도 한국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평가됐다.

설문에 응한 기관의 60% 이상이 올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이머징지수가 10% 이상 상승할 전망이고, 38%가 한국을 포함한 이머징 증시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29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4조9431억원 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9월(5조984억원) 이후 최대 수준으로, 전달 196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특히 코스피시장에선 지난 11일 1829억원을 순매도한 것을 제외하고 3월 내내 순매수세로 일관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들었던 그리스발 악재가 지난 달 중순 들어 해결 기미 보이면서 외국인이 국내증시에서 순매수세로 돌아섰다"며 "아시아 시장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상황에서 외국인은 국내 IT와 자동차 등 대형주 중심으로 사들였다"고 분석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한국, 대만 등 IT 수출국이 장사를 잘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하반기 금리 인상 기조에 들어서면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외국인이 매수하는 이유"고 설명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내외 악재가 새롭지 않다면 올들어 저평가 정도가 심해진 한국증시는 유리해진 상황"이라며 "현재 MSCI 한국의 12개월 예상 PER(주가수익배율) 9.4배로 최근 3년 평균인 11배보다 크게 낮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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