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버즈칼리파 전경
'중동 사막의 신화'로 불리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가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지난해 11월 두바이월드가 모라토리엄(채무이행연장)을 선언하면서 두바이 건설·부동산 시장은 물론 관광산업까지 급속도로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바이에서는 하루 평균 1500명의 워킹 비자가 취소되고 있다. 하지만 현지 건설업계에선 두바이월드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4개월새 20만∼30만명에 달하는 근로자가 두바이를 떠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사람들이 떠나면서 두바이 부동산값도 급락하고 있다. 두바이 주택 매매가와 임대료는 평균 50% 정도 떨어졌다. 2∼3년전 3.3㎡당 1억원을 호가했던 시내 주택 중에는 지난해1차 하락(3.3㎡당 5000만∼6000만원)을 거쳐 현재 3000만∼4000만원선으로 떨어진 매물도 있다.
3베드룸(침실 3개짜리 주택, 약 150㎡)의 연간 임대료도 8000달러에서 4000달러로 주저앉았다. 1베드룸(약 50㎡)의 경우 4000달러에서 2000달러로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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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의 상징인 버즈알아랍 호텔
건설·부동산 경기만 침체된 것이 아니다. 두바이 GDP의 20%를 차지하는 관광산업도 무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두바이 시내 호텔은 440개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객실 점유율은 80%에 달했다. 단체 여행객들의 경우 객실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을 정도.
하지만 최근엔 호텔의 빈 객실이 늘면서 30∼40% 할인된 호텔 객실 상품이 쏟아지고 있다. '7성급' 호텔로 알려진 '버즈알아랍' 마저 세일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관광·부동산 업계가 목을 빼고 기다렸던 세계 최고 높이의 '버즈칼리파'의 개장까지 연기되면서 두바이 경기는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버즈칼리파는 당초 지난 1월4일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엘리베이터 고장 등 안전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재개장일이 연기되고 있다.
반면 아부다비는 두바이 침체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부다비 정부가 발주할 대규모 공사 준비를 위해 국내 건설사를 비롯해 세계 유수 기업들이 두바이에 있던 중동 지사를 아부다비로 속속 옮기고 있다.
아부다비에 진출한 한 건설사 임원은 "글로벌 기업들이 아부다비로 집중되면서 호텔 객실요금을 비롯해 부동산값 등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아부다비 정부는 플랜트와 종교, 문화 시설 개발에 집중하는 등 대규모 건축물 개발을 앞세운 두바이와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