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총재, 김중수 대사 선임 배경은?

머니투데이 채원배 기자 2010.03.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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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투명성 고려… "독립성 확보 위해" 재정부 출신 강만수 위원장 배제된 듯

한은총재, 김중수 대사 선임 배경은?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한국은행 총재에 김중수(6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대사가 내정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후임에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내정했다. 한국은행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한은 총재에 김 대사를 내정한 것은 정부와 한은의 거시정책 조율을 위한 무난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김 내정자는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인 시장주의자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업무 수행에 있어 공공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청와대는 기대했다.

이번 인선에서는 G20(주요20개국)의장국의 중앙은행 총재로서 국제금융계의 아젠다를 선정할 수 있는 인사여야 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와 관련 박선규 대변인은 "김중수 내정자는 학계 관계 등을 거쳐 한국경제 전반에 대한 폭넓은 식견과 경륜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OECD대사로 국제적인 경험과 안목도 겸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은 총재 인선은 김 내정자와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 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간 3파전이었다.

초기에는 오랫동안 한은 총재 유력 후보로 거명된 어 위원장이 앞서는 분위기였다. 어 위원장이 한은 총재를 하고 싶어 한데다 한은 내부에서도 어 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하지만 어 위원장이 중앙은행 총재로서는 너무 튄다는 지적이 나왔다. 게다가 어 위원장이 대통령 측근이고, 고려대 출신이라는 게 부담으로 작용해 결국 낙마했다.

강만수 위원장도 한때 유력한 후보로 부각됐다. 강 위원장의 한은 총재 유력설은 지난 4일 채권시장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강 위원장이 한은 총재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데다 한은 노조의 반발과 시장의 부정적인 평가를 고려, 최종 후보에서 제외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한은의 중립성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를 배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친 후 결국 이 대통령은 한은 총재로 정책 조율형 스타일인 김중수 카드를 선택했다. 김 내정자가 한은 내부를 잘 다스리면서 정부와 거시경제 정책을 조율하는데 최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김중수 내정자가 경제수석 재임 시절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해 한은 개혁과 독립성 유지 등의 과제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김 내정자가 경제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시장을 주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위기를 헤쳐 나갈 공격형 경제수석감은 아니다"며 "하지만 경제가 안정돼 가고 있는 시기에 물가안정과 성장 지속 등의 과제를 추진해 나가는데 적임자라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가 시장의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중앙은행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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