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건자재 업체 연쇄 부도설=성원건설이 주채권은행의 신용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지난 8일. 명동 사채업자들의 반응은 담담했다.
사채업자들이 정말 우려하는 것은 관련 하청업체들의 연쇄 부도. 성원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순위에서 54위를 차지한데다 국내외에 다수의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어 D등급 판정 이후 파급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외담대 결제, 불만고조=이런 상황에서 건설사의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하청업체들의 불안감도 날로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에선 건설사가 하청업체에 외상으로 물품을 납품받고, 하청업체는 이 같은 외상 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외담대가 활성화 돼왔다. 어음 만기에 해당하는 대출만기가 되면 건설사가 하청업체 대신 은행에 돈을 갚아 채권·채무관계가 종결되는 구조다. 이 방식은 자금회전이 어음보다 빠르고 어음을 할인받기 위해 은행을 오가는 번거로움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명동 관계자는 "외담대를 활용하면 자금난에 시달리는 건설사라 하더라도 당장 물품 구입대금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을 피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건설사가 대금을 은행에 제때 입금하지 않으면 하청업체가 대출 연체자로 전락할 수 있는데다 연쇄 부도 가능성도 높아지는 등 문제점도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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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성원건설의 D등급 판정 이후,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건설사들은 그동안 밀린 외담대 관련 입금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연말 은행에서 외담대 관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관련 대출을 결제하지 않는 원청업체에 불이익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청업체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자금여력이 있는 일부 하청업체들은 그동안 연체를 피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외담대 대출을 상환해 왔는데, 이들 건설사에선 외담대를 상환하지 못한 하청업체들에 대해서만 결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명동 관계자는 "결국 무리해서라도 연체를 피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외담대를 상환한 업체들만 계속해서 물품 대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