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L 최종굴욕' 스튜어디스 유니폼 性상품 전락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0.03.0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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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착용 유니폼, 성(性) 상품으로 고가 거래… 대량해고 뒤 암시장 유입 우려

'JAL 최종굴욕' 스튜어디스 유니폼 性상품 전락


일본을 대표하던 항공사 일본항공(JAL)은 최근 파산과 함께 수많은 굴욕을 겪어야 했다. 직원들의 대량 해고, 고객들의 분노, 이 모든 게 국가적 망신으로 여겨졌다.

3일 영국 더타임스 온라인판은 JAL 앞에 이보다 더한 최악의 굴욕이 도사리고 있다며 조만간 대량 해고 뒤 스튜어디스들의 유니폼이 암시장에 풀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섹스산업이 번성한 일본에서 '페티시즘'(물건 등을 통해 성적 만족을 얻으려는 경향)이나 '롤플레잉 판타지'(역할연기적 환상)를 추구하는 남성들에게 스튜어디스 유니폼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테이션(모방) 스튜어디스 유니폼의 경우 수많은 성(性) 관련 상품점에서 수천엔 대에 팔리고 있다. 특히 스튜어디스가 실제로 입었던 유니폼은 고가에 거래되고 있어 JAL로선 해고된 직원들의 유니폼이 암시장으로 풀릴 경우 이미지에 치명적 손상이 불가피하다.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특수의상 제작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테라모토 유는 "지금까지 스튜어디스들의 실제 유니폼은 구매가 어려웠지만 JAL의 파산 이후 대량 해고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해고자들이 유니폼을 내다 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스튜어디스 유니폼이 성적으로 전용되는 것은 요즘 들어 생긴 현상이 아니라 이미 오래된 일. 관리망에서 빠져나온 유니폼이 특수의상 판매점으로 유입되던 중 발견된 사례도 여러 차례 있었다. 도난 사건도 적지 않게 발생했다.

몇 년 전 JAL은 도난당한 유니폼이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올라오자 당시 한화 260만원을 주고 물건 되샀다. 전일본항공(ANA)은 스튜어디스 유니폼 12벌을 도난당한 후 전국적인 자진신고 캠페인을 통해 8벌을 되찾았다. 그러나 나머지 4벌은 결국 찾지 못했다.


이에 JAL과 ANA는 유니폼 유출을 막기 위해 그간 무진히 애썼으며 혹시라도 암시장에 나올까 골머리를 앓았다. ANA는 최근 컴퓨터 칩까지 유니폼 안에 집어넣어 추적이 가능하게 했다.

JAL의 경우 스커트, 재킷, 모자 등 유니폼 각각의 구성물에 시리얼넘버(일련번호)를 매겨 전세계에 걸쳐 정확한 소재와 행방을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퇴직한 후 개인적으로 유니폼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2013년까지 약 1만5000명을 감원키로 한 상황에서 수많은 유니폼들을 지켜낼 수 있을지 우려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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