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본드걸로 바뀌는 그녀의 모습은 마법같았다’
‘김연아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을 할 때는 마치 한시간을 공중에 떠있는 것 같았다’
뉴욕타임스는 차라리 ‘김연아 타임스’였다.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환상의 매혹적인 연기를 펼친 김연아를 A섹션 1면 톱과 B섹션 10면과 13면 등 3개면에 걸쳐 대서특필하며 구사할 수 있는 최상의 미사여구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타임스는 스포츠면 톱으로 김연아가 총을 쏘는듯한 매혹적인 포즈의 전신컬러 사진을 싣고 ‘김연아에게 압박은 없었다’는 제목을 실었다. 또 오른쪽 상단에는 점수가 발표되는 순간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김연아가 감격스런 표정을 짓는 모습을 작은 사진으로 실었다.
반면 라이벌 아사다 마오는 B섹션 13면으로 이어진 하단 기사에 레이철 플랫과 나가수 미라이(이상 미국)과 함께 흑백사진으로 실어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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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스는 “검은색의 보석이 박힌 드레스를 입고 쪽진 머리의 김연아는 마치 쇼트프로그램의 승리를 알고있는 것처럼 연기를 펼쳤다”고 기사를 시작했다.
이어 “현 세계챔피언이라는 누구보다 강한 심리적 압박은 김연아에게 문제가 아니었다”며 “라이벌 아사다 마오 역시 부담감없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빛나는 연기로 가산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줄리엣 매커 기자의 기사는 아래와 같이 계속됐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인 김연아는 그러나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 제임스본드 메들리 음악이 시작되자 엷은 미소를 지으며 얼음판을 미끄러지듯 지친 그녀가 손가락을 튕기듯 포즈를 취하며 순식간에 본드걸이 되는 모습은 마법같았다.
이어 “김연아가 엄청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점프를 할 때는 마치 한시간을 공중에 떠있는 것 같았다. 그녀의 연기에 심판진은 78.50의 세계최고점수로 화답했다”며 황홀경에 빠진듯한 극찬 일색이었다.
김연아는 연기를 마친 후 바로 직전에 나온 아사다 마오가 완벽했다고 칭찬하고 “나는 정말 이 순간을 오래 기다렸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열아홉살 동갑인 김연아와 2008년 챔피언 아사다 마오는 주니어 시절부터 오랜 라이벌이었다”고 소개하고 마오가 2위로 물러 앉았지만 “아주 만족한다. 오늘 연기는 올해 내가 펼친 최상의 것이었다. 침착하게 프리스케이팅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보였다.
타임스는 이와 함께 “감동적인 순간은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만의 연기가 아니었다. 국내타이틀을 6연패한 캐나다의 간판스타 조애니 로쳇은 이틀전 어머니가 타계하는 슬픔을 겪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최선의 연기를 펼쳐 3위에 랭크됐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