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는 점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글로벌 톱 엔지니어링 기업들의 전문인력은 4만명에 육박한다"며 "올해도 11조원의 플랜트 수주가 예상되는 만큼 더 많은 인원 확충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GS건설은 지난해 60억달러에 달하는 해외 플랜트 공사를 수주해 건설업계 2위에 올랐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선발한 신입사원 180명 중 플랜트 관련 인력이 130명에 달할 정도로 인력 수요가 많아졌다.
건설업계가 플랜트 전문인력 수급난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아무리 신입돚경력사원을 대거 채용해도 고질적인 인력난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인력 증가율이 플랜트 공사수주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이처럼 세계 플랜트시장이 커지자 시장 점유율 4~5%를 기록 중인 우리나라의 수주액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플랜트 수주액은 357억달러로 2008년(268억달러)보다 89억달러 늘었다. 올해 수주액도 42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처럼 플랜트공사 수주가 늘어났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단 게 건설업계의 현실이다. 현재 플랜트 건설시장에서 추가로 필요한 인력은 약 3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플랜트시장의 성장 속도를 인력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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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협회 김종현 본부장은 "플랜트 수요가 낮았던 2000년 전까진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치 않았다"며 "최근 중동 국가의 설비투자가 늘며 플랜트 인력 수요도 동시에 증가해 인력난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레 닥친 플랜트 호황 때문에 불거진 인력 수급난은 결국 '인력 빼가기' 문제를 야기했다. 당장 현장을 운영해야 하는데 인력이 부족하자 웃돈을 주고 다른 건설사로부터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했다. 현장 경험이 많고 일 잘한다고 소문난 인력은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았다.
실제 대형건설사인 A사는 B사의 플랜트 인력을 스카우트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플랜트 시장에 신규 진입한 C사에게 해당 인력을 빼앗기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력직 채용률과 타사로의 이직률이 비슷해져 결국 인력 규모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체계적인 교육과 현장 경험을 통한 인력 충원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건설업계는 이같은 무리한 스카우트 전쟁으로 기술유출 및 부실공사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1~2년 전부터 인력 빼가기 문제가 심각해져 협회에 중재 요청을 하는 회사가 늘었다"며 "해외건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건설사들도 인력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