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없으면 잇몸으로...' 플랜트 연이어 수주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10.02.0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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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FPSO(부유식 원유시추저장설비)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선 업체들은 사업다각화노력의 결실에 고무된 표정이다. 선박 발주는 여전히 늘어나지 않고 있지만 선박 외 사업 분야에서 수주 낭보가 연이어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주종목인 선박 외 시장에서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박 가격이 지난 2004년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선박 수주에 집중해서는 제대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시황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해양플랜트와 원유시추설비 등 고부가가치 시장은 물론 발전설비나 제철설비 등 조선해양 외 사업군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새해 들어 그야말로 전방위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8일 FPSO 수주 발표로 주가를 한껏 올린 현대중공업은 최근 아예 부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말 국내 최대 풍력발전기 공장을 군산에 가동하기 시작했으며 미국서 6기의 발전기를 수주, 첫 수출성과를 냈다.



올 들어서는 지난달 파키스탄 현지기업과 함께 50메가와트 규모 풍력발전단지를 파키스탄 남서부 신드 지역에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등 풍력발전 관련 수익구조를 구체화하고 있다.

STX는 최근 강덕수 회장이 직접 나서 이라크에 제철소 설비와 화력발전소 등 총 30억달러(3조4000억원) 규모 계약을 수주했다. STX중공업은 이번 수주 외에도 그간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차례 제철설비를 수주한 바 있어 해외서 철강강국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 들어 러시아에서 4억 달러 규모 해양플랜트를 수주했다. 엑슨모빌이 발주한 이 플랜트는 러시아 사할린 북부지역에 위치한 해상유전에 설치된다. 대우조선은 이 외에도 그리스 선주사로부터 초대형 유조선 2척 등 총 4척의 선박을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말 스웨덴 선주사와 2억7000만 달러 규모 유조선 2척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또 다른 유조선 입찰에 참여, 수주전을 전개하고 있어 추가적인 수주 소식이 기대된다.

현대중공업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선박은 사업의 50%가량에 불과하며 나머지 부문에서도 다양한 수주노력이 전개되고 있다"며 "해양플랜트는 물론 전기전자 분야에서까지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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