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잡은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선두 굳히나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2010.02.0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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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공급계약 가능성 언급 일주일만에 中업체와 제휴...유럽 진출도 가시화

"세계 1위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하겠다."

↑김반석 부회장 ↑김반석 부회장


전기자동차용 배터리(2차전지) 시장에 부는 LG화학의 바람이 거세다. 김반석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주재한 '기업설명회(IR)'에서 "유럽과 중국에서 추가로 (공급업체를) 끌어내 2배 이상 고객을 늘리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에 중국 시장 진출을 이뤄냈다.

김 부회장은 당시 "다음 주에 추가 공급계약 내용을 발표하느냐"는 질문에 "다음에 말씀드리겠다"며 급하게 자리를 피했다. 중국 업체와의 계약이 임박했음을 염두에 두고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상태였던 셈이다.



LG화학 (319,500원 ▼2,000 -0.62%)은 지난 5일 중국 메이저 자동차그룹 '장안기차'의 연구개발전담 자회사인 '장안 신에너지기차'와 전기차용 배터리 협력과 관련해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친환경 자동차용 배터리 시스템의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장안기차의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양산에 관련 기술을 적용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김 부회장의 발언들이 실제로 드러나면서 배터리 추가 공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김 부회장도 이미 "앞으로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유수 자동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공급 수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 안팎에선 미국의 포드, 유럽의 폭스바겐 등이 LG화학의 새 파트너로 거론되고 있다.



임지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이번 장안기차 그룹과의 양해각서 체결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으로 지역을 확장했다"며 "중국은 미국 시장 이상의 잠재력이 있기 때문에 추가로 유사한 형태의 공급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예상했다.

이응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도 "이번 계약으로 미국과 한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게 됐다"며 "조만간 유럽 완성차 업체와도 공급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어서 LG화학은 북미와 아시아, 유럽 등 전 세계 모든 지역의 업체들에 배터리를 납품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화학은 현재 전 세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안정적인 양산 능력을 갖추기 위해 국내 및 해외 현지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충북 오창산업단지에 위치한 오창테크노파크에 2013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이튼(Eaton)을 비롯해 국내 CT&T에도 신규 물량을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또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현지에는 약 3억 달러를 투자, 하이브리드차 기준으로 약 25만대 분량의 배터리 셀(Cell)을 공급할 수 있는 현지 공장을 건설해 2012년부터 첫 상업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2013년에 약 33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리튬이온 배터리 채택비율은 40% 수준으로 약 2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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