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전문인력난, 스카우트전 과열 조짐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0.02.0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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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대형건설사 빼가기 논란…자체 인력 확보 시스템 구축 절실

최근들어 해외 플랜트공사 수주가 급증하면서 대형건설사들의 전문인력 스카우트전이 과열될 조짐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초대형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공사 수주를 계기로 정부와 건설사들이 원전 수주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업체들마다 원전 전문인력 확보에 혈안이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해외건설 수주 규모가 지난해 사상 최대인 491억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오는 2012년까지 매년 700억 달러 이상을 확보키로 하는 등 풍부한 일감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정작 일할 사람이 없어 건설사들마다 난리다. 플랜트 전문인력의 경우 2000년대 후반 롯데건설, 한화건설 등 일부 후발 건설업체들이 플랜트를 강화하면서 한차례 인력 이동이 있었다.



특히 UAE 원전 수주를 계기로 정부와 건설사들이 원전 수주에 적극 나서면서 전문인력 확보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분위기다. UAE 원전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경우 원전건설 경험이 많은 퇴직 근로자를 건설현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선 타사와 공조, 외국기업에서 전문가를 스카우트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1~2년 전부터 인력 빼가기 문제가 심각해져 협회에 중재 요청을 하는 회사가 늘었다"며 "해외건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GS건설과 SK건설 등도 인력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무리한 스카우트전이 기술유출 등의 적잖은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란 점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타사에서 협력업체 직원을 대거 스카웃해간 탓에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인력이 필요하면 육성해야지 급하다고 빼가면 모두가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스카우트되는 인력들은 사내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술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인력 빼가기' 식의 소모적 경쟁보다 관련 시스템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체 인력을 확보하는 게 중장기적 해외 플랜트 발전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GS건설 건설경제연구소장은 "해외플랜트 시장이 앞으로 20~30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우리 기업들의 올해 플랜트 수주액 규모가 4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관련 인력 문제를 근본부터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조성민 원자력사업처장은 "대학교에 원자력·가스·환경 플랜트 학부를 확대하고 산학 협동 체계를 활발히 하는 게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부 김영태 해외건설과장은 "정부가 꾸준히 예산을 투입해 해외건설 인력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현재 상황에 맞는 교육과정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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